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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위험인물이냐"는 외신에 너털웃음...李 "수치스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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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미국 정부의 한국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에 대해 “객관적 상황들을 보면 실제로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신뢰에 기반한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2023.4.11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2023.4.11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외신기자클럽 초청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을 도·감청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긴 기밀문건이 유출된 것에 대해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미국 정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해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미국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됐고, 상당한 논거와 근거들이 있다”며 “도청의 실체 여부에 대해 사실조사를 국회 차원에서 최대한 해내고, 사실이라면 재발 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 그리고 우리 정부의 도청 방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날 “이번 사건을 과장·왜곡해서 한·미 동맹 관계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면 많은 국민에게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그 세력이 민주당을 지칭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 대표는 웃으며 “설마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초 보도한 미국 언론을 그렇게 (지칭)한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날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포용적 다자외교 ▶보호주의와 차별로부터 반도체 등 한국 산업 보호 ▶한반도 평화정착 등을 ‘실용외교’ 방안으로 제안했다. 이 대표는 특히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일방적인 제안이었고, (일본과) 쌍방 합의된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향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무효화하고 어쩌고 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련 질문도 나왔다. 워싱턴타임즈 기자가 이 대표를 향해 “측근 중에서 다섯 분이 사망했다. 저희가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위험인물(dangerous man)로 보아야 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너털웃음을 지은 뒤 “제 주변 분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그것도 본인들의 문제가 아니고 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저는 그들의 사망에 대해서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상태”라며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차 검찰 수사 관련 질문이 나오자 “외신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고나 할까, 그렇다. 집안의 문제는 가급적이면 집안에서 해결하는 게 좋은데 그렇게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 “필요한 법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다만 이 문제가 새로운 사회적 갈등의 단초가 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며 “가능한 빠른 시간 내 입법화가 필요하지만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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