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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원스토어엔 출시 불가” 앱마켓 독점 구글에 과징금 421억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구글이 독점 출시의 '미끼'로 삼은 플레이스토어 메인 화면. '금주의 신규 추천게임' 탭에 독점 출시 게임을 노출시켰다. [플레이스토어 캡처]

구글이 독점 출시의 '미끼'로 삼은 플레이스토어 메인 화면. '금주의 신규 추천게임' 탭에 독점 출시 게임을 노출시켰다. [플레이스토어 캡처]

2016년 12월 넷마블이 출시한 ‘리니지2:레볼루션’은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한 모바일 게임이 짧은 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국내 앱마켓인 원스토어가 얻은 이익은 한 푼도 없다. 넷마블이 안드로이드 앱마켓 중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만 독점 출시해서다.

구글은 미국 본사 임원이 직접 넷마블을 찾아오는 등 게임 출시 전부터 넷마블에 접근했다. 그러고는 플레이스토어에 독점으로 출시하는 것을 조건으로 리니지2의 해외시장 진출, 플레이스토어 첫 화면 상단 노출 등 지원을 약속했다. 당초 원스토어와 동시 출시를 계획한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강조한 구글의 말을 들어줬다. 원스토어에선 이 게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원스토어 경쟁 배제 목적

구글의 이 같은 행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421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다. 구글은 앱마켓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한다. 2016년 6월 통신 3사와 네이버가 손을 잡은 원스토어가 출범하면서 구글은 경쟁 회사를 배제하는 전략을 세웠다. 원스토어에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에 전시된 갤럭시 폴드3 제품.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에 전시된 갤럭시 폴드3 제품. 연합뉴스

구글은 2016년 6월부터 공정위 조사가 시작한 2018년 4월까지 게임 독점 출시를 위한 배타조건부 거래를 이어갔다. 게임사에 내건 조건은 화면 상단 노출이다. 원스토어는 배제하고 플레이스토어에만 게임을 출시하면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플레이스토 첫 화면이나 상단에 노출해주기로 약속했다.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원스토어에 동시 출시하는 게임은 검색하지 않으면 노출되지 않게끔 했다.

게임사마다 등급 정해 혜택 차별

구글은 게임사의 영향력이나 출시될 게임의 시장 기대치에 따라 게임회사마다 등급을 부여한다. 'TOP4', 'MM-Tier2', 'MM-중국‘과 같은 식이다. 등급에 따라 게임 독점 출시 때의 혜택도 다르게 설정해 관리했다. 예컨대 TOP4에는 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웹젠 등이 포함됐고, 구글은 이들 회사에 플레이스토어 첫 화면 노출은 물론 해외 진출 때의 마케팅까지 지원했다. 향후 출시할 게임 기대치에 따라 TOP4 회사가 바뀌기도 했다.

구글의 게임사 등급별 대응전략. [자료 공정위]

구글의 게임사 등급별 대응전략. [자료 공정위]

해외 게임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 대형게임사는 해외에서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구글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구글이 원스토어 배제 전략을 사용한 2016~2018년 국내 주요 게임사 11개의 대형게임 94%가 구글에만 독점 출시됐다. 리니지2뿐 아니라 엔씨의 ‘리니지M',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웹젠의 ‘뮤 오리진2’ 등은 원스토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건 이 때문이다.

원스토어 점유율 한 자릿수로 급감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에서 플레이스토어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까지 80~85% 수준이었는데, 2017~2018년 동안은 90%를 넘었다. 공정위는 구글의 위법행위로 인한 관련 매출액을 1조8000억원으로 집계했다. 반대로, 2017년 이전 15~20% 수준이던 원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은 2017~2018년 5~10%로 떨어졌다. 대형 게임을 출시하지 못 하다 보니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 점유율이 하락했다. 이 기간 원스토어의 매출액도 감소했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구글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과는 다르다”며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과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진 앱마켓은 한국의 원스토어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선 발생하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입장을 발표하고 유감이라는 뜻을 드러냈다. 구글 측은 “구글플레이는 앱마켓들과 성실하게 경쟁하며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는 개발자가 앱을 어떻게 배포할지에 대해 완전한 결정권을 제공한다. 오늘 공정위 결론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면 통보를 받게 되면 신중 검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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