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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KT, 지배구조 개선TF 구성..."지분 1% 이상 주주가 추천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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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리더십 공백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KT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KT는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와 이사회 역할 등을 점검하고,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뉴거버넌스 구축 TF’ 구성을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TF는 차기 대표 선임을 둘러싸고 흔들리는 KT를 다잡는 주춧돌이 될 수 있을까.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뉴시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뉴시스

왜 중요해  

◦‘이권 카르텔’ 비판 의식한 KT : KT가 윤경림 사장을 차기 CEO 최종후보로 발표한 지난달 7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을 위해 이권 카르텔 세력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달 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7명은 “KT 이사회가 그들만의 이익 카르텔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KT 이사회가 구현모 전 대표를 연임 후보로 선정했을 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이뤄져야 한다는 후보 경선의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여당에서도 “밀실 담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KT의 이번 TF는 이같은 여권의 지적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 독립성 보장은 숙제 : 하지만 정부의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 등이 추천한 인사 중심으로 TF가 구성될 경우 KT가 정치적 입김에 휩싸이는 등 또 따른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TF의 역할과 의사결정 범위가 더 구체적으로 나와봐야겠지만, KT가 대표 선임 절차와 지배구조를 점검하긴 해야할 것”이라면서 “(TF에)현 정부 측 인사가 많이 들어간다면, 이 TF가 설계한 구조도 훗날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TF 구성과 운영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KT는 “TF에 참여할 지배구조 전문가를 모집하기 위해 지분율 1% 이상의 국내외 주요 주주 17곳에 전문가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현대차그룹, 신한은행, 해외에서는 영국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미국 티로우 프라이스 등의 기관투자자 등이 포함됐다. 추천 자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주주 연합체’ 등은 제외했고, 개별 법인만 대상으로 정했다고 한다.

KT는 TF의 전문가 자격 요건에 대해 “학계 전문가, 의결권 자문기관·연구소 등 관련 전문기관 경력자, 글로벌 스탠다드 지배구조 전문가 등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에 이해가 깊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주 추천을 통해 후보군이 구성되면 이사회가 5명 내외로 TF에 참여할 전문가를 확정한다. 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기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한 퇴임이사 3인(강충구·여은정·표현명)과 현 사외이사 1명(김용헌)이 TF 구성을 결정하는 것이다. TF에는 법무실장, 재무실장 등 KT 내부 인사도 참여하되, 이들은 주주들과의 소통과 법률 검토 등 제한적인 역할만 담당한다.

앞으로는  

지닌달 31일 오전 KT 주주들이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닌달 31일 오전 KT 주주들이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문을 받은 주요 주주들은 오는 12일까지 주주당 최대 2명을 추천할 수 있다. TF는 8월까지 약 5개월 간 KT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와 이사회 역할을 점검하고, KT 지배구조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도출할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하고, 해당 개선안도 검토한다. KT는 “국내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의 모범 사례를 구축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며 “주요 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