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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헝가리·폴란드에 양극재 공장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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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착공식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앞으로 투자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최은경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착공식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앞으로 투자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최은경 기자

“유럽 양극재 공장 후보로 헝가리·폴란드·독일 등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투자 규모를 밝히기는 이르지만 보통의 양극재 생산능력(연 4만~6만t)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신학철(66)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착공식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앞선 정기주주총회에서 LG화학이 유럽 투자 의사를 제시하자 시장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신 부회장은 “재생에너지 환경과 고객사 의견, 정부 보조금 등 주요 조건을 비교하고 있다”며 “기존 LG화학 해외법인이나 공장과 연계성도 비중 있게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헝가리에 일본 도레이와 합작한 배터리 분리막 법인, 폴란드에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유럽 법인이 있다. 신 부회장은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의 세부 내용을 확인하면서 핵심 지역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 일곱 번째)이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LG화학 당진공장 착공식 행사에서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실장(왼쪽 여섯 번째), 오성환 당진시장(왼쪽 여덟 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 일곱 번째)이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LG화학 당진공장 착공식 행사에서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실장(왼쪽 여섯 번째), 오성환 당진시장(왼쪽 여덟 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LG화학

현재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일리노이주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 오하이오주 고부가합성수지(ABS) 공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신규 공장의 가동 시기는 2026~2028년이 될 전망이다. 신 부회장은 “기존 국내(청주·구미)와 중국(우시)에 더해 미국·유럽에 양극재 공장을 세우면 주요 4대 권역에 모두 생산라인을 갖추는 셈”이라며 “이후엔 개별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의 첫 삽을 뜨면서 친환경 소재 생산라인의 국내 거점도 마련했다. 내년 완공 예정인 당진 공장에서는 친환경 열분해 기술을 활용해 폐플라스틱으로 석유화학 제품 원료가 되는 열분해유를 연간 2만t씩 생산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그동안 3대 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던 친환경 소재, 전지소재, 글로벌 신약 중 첫 번째 이슈에 3100억원의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2030년까지 3대 분야에서 매출 30조원, 전체 사업에서 매출 60조원을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1월에는 신장암 표적 치료제인 ‘포티브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미국 신약 기업 아베오를 인수하기도 했다. LG화학의 파이프라인(신약개발 프로젝트)과 자본에 아베오의 임상 역량을 더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업황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지만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착공식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앞으로 투자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최은경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착공식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앞으로 투자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최은경 기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2019년부터 LG화학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 다보스포럼 화학∙첨단소재 산업 협의체 의장을 지내는 등 글로벌 화학 업계에서 ‘미스터 신’으로 통한다.

그는 2018년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1호 영입 인사’로도 불린다. 회사의 중장기 목표 수립과 달성을 위해 구 회장과도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것이 고객 가치”라며 “고객이 모르는 니즈까지 선제적으로 파악해 제품을 제공하고, 피드백 받는 선순환 체계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바스프(독일)·사빅(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브랜드 가치 3위의 글로벌 화학 기업으로 꼽힌다. 매출로는 톱 10 수준(2019년)이다. 신 부회장은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목표는 당연히 세계 1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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