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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일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한다…박근혜 이후 7년만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정부기관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방한 일정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BIE 실사단은 2030 세계박람회(EXPO·엑스포)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전날 한국을 찾았다.

실사단은 이날 엑스포 주무부처인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면담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유치위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주재로 주요 기업 대표들과 함께 오찬을 했다. 이번 실사단 맞이에는 주무부처인 산업부와 해양수산부·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외교부를 비롯해 부산시와 대한상의까지 관계 부처·기관들이 총동원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직접 발로 뛸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월 13일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부산 엑스포는 대한민국 차원의 국가적 행사인 만큼 여야, 민관, 중앙, 지방을 떠나서 모두가 원팀으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조만간 부산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 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와는 별개로 대통령실 참모들은 한·일 외교 및 근로시간 유연화 논란 등으로 하락한 국정 지지도 반등 모멘텀을 찾는 게 발등의 불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과제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느 수준 이상의 국정 지지율이 담보돼야 한다”며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다른 측근 인사는 “경제·민생 보듬기 행보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기조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의뢰, 3월 27일~31일 2512명) 발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7%포인트(p) 상승한 36.7%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40%대였던 긍정 평가가 3주 연속 하락세(42.9%→38.9%→36.8%→36%)를 끝내고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부정 평가도 지난 조사보다 0.4%p 오른 61.6%를 기록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수준이 지지선임을 확인해 당분간은 급등락 없이 횡보할 것”이라며 “하락을 주도한 중도·무당층, 특히 20대에서의 흐름이 전체 회복 탄력성의 속도와 크기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윤 대통령이 내일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에 대한 재의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첫 거부권 행사로,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상임위원회의 상시 청문회 개최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7년 만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토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부·여당은 정부의 매입 비용 부담 증가와 농업 경쟁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들며 반대해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쌀값 안정화를 내세워 본회의 직회부 등을 통해 이 법안을 밀어붙였고, 개정안은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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