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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커피 필로폰' 회사 주차장서 홀짝…마약, 이지경까지 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찰이 적발한 국제특송을 통해 배송된 통조림 속 은닉 필로폰 모습. 연합뉴스

경찰이 적발한 국제특송을 통해 배송된 통조림 속 은닉 필로폰 모습. 연합뉴스

 40대 남성이 공개된 장소인 회사 기숙사 주차장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또 다른 50대 남성은 직장 동료에게 마약을 중개하는 등 평범한 회사원인 마약사범 2명이 잇따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캔커피에 필로폰 타서 마셔
울산지법 형사5단독 한윤옥 판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약물중독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8월 울산 모 회사 기숙사 주차장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 일명 '필로폰'을 캔커피에 탄 후 이를 마시는 방법으로 투약했다. 또 울산지역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물에 희석해 주사기 2개에 나누어 담는 방법으로 마약을 소지했다가 적발됐다. 그는 도심 한 골목에서 담배 속을 비운 뒤 대마를 채워 넣어 공공연하게 피우기도 했다.

한 판사는 이날 또 다른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으로 기소된 50대 B씨에게도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약물중독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그는 2022년 4월 울산에 있는 한 회사에서 노동일을 하면서 알게 된 직장 동료에게 "필로폰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곤 지인에게 연락했다.

평범한 50대 회사원이 마약 중개
이에 같은 달 부산 한 은행 앞에서 필로폰 0.7g을 현금 45만원을 주고 구매하도록 중개했다. 자신은 중개 대가로 받은 필로폰을 주사기에 넣고 생수에 희석해 오른팔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투약했다. 한 판사는 "B씨가 마약류 관련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나 마지막 처벌 전력이 10여년 전인 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50대 후반인 나이 등 양형 조건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필로폰이나 대마 등 마약은 캔커피에 태워 주차장에서 홀짝거리며 마실 만큼 평범한 일상에까지 깊숙이 침투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은 이른바 ‘던지기’ 혹은 대면 거래 통해 주로 유통된다. 대도시 소재 클럽 주변에서 구할 수도 있다고 한다. 택배나 텔레그램 비밀 채팅 같은 것을 통해서도 마약을 사고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다크넷’이라고 불리는 ‘다크웹’에선 간단한 검색어로도 마약 구매방법을 찾을 수 있다. 다크웹은 암호화된 네트워크로 IP 주소가 공적으로 공유되지 않아 추적이 불가능한 웹 영역이다. 과거 군사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현재는 특정 웹 브라우저를 통해 일반인도 접근이 가능하다.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외환·관세 사범 등 무역경제 범죄 규모는 8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수준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마약 범죄는 771건으로, 600억원 규모였다. 경찰은 오는 7월까지 마약류 집중단속 기간에 맞춰, 클럽과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마약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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