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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아직 벨라루스로 핵무기 옮겼다는 징후 없어”

중앙일보

입력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UPI=연합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UPI=연합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 정부는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선언을 이행했거나 어떤 핵무기를 옮겼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CBS뉴스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의도가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사용하면 분명히 중대한 선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핵무기 상황을 매일 감시하고 있다면서 “전쟁 초반부터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발언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가 자체적인 전략 억제 태세를 변경하게 할만한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영국의 열화우라늄탄 지원에 반발하는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열화우라늄탄은 방사성 위험이 없으며 러시아도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벨라루스의 요청에 따라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럿과 항공기 10대를 벨라루스에 이미 주둔시켰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오는 7월 1일까지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하겠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로시야-24 TV 인터뷰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오랫동안 러시아에 전술핵무기 배치를 요청했다”며 러시아·벨라루스 간 전술핵무기 배치 합의 사실을 공표했다. 이어 “이미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 체계를 제공했다”며 “4월 3일부터 관련 훈련을 시작하고, 7월 1일에는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용 특수 저장고를 완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1996년까지 소련 3개국(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에 배치됐던 핵무기를 완전히 철수한 이후 러시아 영토 내에만 핵무기를 보관·배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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