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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증언' 쏟는 유동규, 이재명 입 열까…법정서 31일 첫 대면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첫 공판 재판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첫 공판 재판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때 측근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면한다. 대장동 사건이 본격화한 뒤 이 대표가 유 전 본부장을 법정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유 전 본부장은 31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 여러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성남시장 시절 김문기 전 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인터뷰 화면. 사진 SBS‧채널A

이재명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 여러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성남시장 시절 김문기 전 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인터뷰 화면. 사진 SBS‧채널A

이 사건의 핵심은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이재명 대표의 관계다. 검찰은 대선 후보 시절 여러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시절 김문기를 몰랐다”고 말한 이 대표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안다’는 것은 행위가 아니라 생각일 뿐이어서, ‘안다‧모른다’에 대한 발언은 사실과 거짓을 따져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① ‘연결고리’ 당사자 등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오는 31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오는 31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뉴스1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사이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김 전 처장은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시절 직접 보고를 받던 부하 직원이었다. 유 전 본부장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와 함께 일하면서, 실무 책임자인 김 전 처장이 여러 차례 이 대표와 접촉했고 존재도 알고 있었다는 게 검찰과 유 전 본부장 측의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앞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도 김 전 처장의 이름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 진술이 바뀐 계기를 캐물으며 신빙성을 지적하는 변호인측 질문에 심경 변화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다.

“감옥에 있는 동안 여러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저에 대한 발언 뿐만 아니라 김문기씨에 대한 내용들, 사망 이후에 조문은 못 가더라도 위로의 말은 전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여러 심경 변화의 계기들 중 “성남시장 시절 김문기를 몰랐다”는 이 대표의 발언도 한 몫 했다는 설명이다. 31일 재판에 유 전 본부장이 나와 어떤 기억을 증언하느냐에 따라 이 대표 재판의 밀도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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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유동규, 새 증거 내놓을까?

2015년 1월 14일 호주 출장 당시 이재명 대표(왼쪽 초록색)과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오른쪽 파란색). 사진 고공행진 블로그

2015년 1월 14일 호주 출장 당시 이재명 대표(왼쪽 초록색)과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오른쪽 파란색). 사진 고공행진 블로그

이 대표 측은 첫 재판 때부터 “김문기는 성남시 600명 팀장 중 한 명이다. 시장이 모든 팀장을 알지는 못한다”며 김 전 처장의 존재감이 미미했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이 출장에서 함께 찍힌 사진을 제시했을 때는 “김문기는 유동규를 따라온 사람이었을 뿐 기억에 남는 존재는 아니었다”,“둘이 눈 마주친 사진은 하나도 없다. 둘의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이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마주보는 테이블에서 식사하며 이 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출장에서 이 대표, 김 전 처장과 동선을 함께한 유 전 본부장은 재판 전후나 유튜브 채널 등에서 “김문기를 모를 수가 없다. 골프 카트도 같이 탔고, 낚시도 내가 함께 보내줬다”는 취지로 진술해왔다. 31일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폭탄 증언’을 한다면 이 대표 측이 어떻게 반박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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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꾹 닫힌 이재명의 입

김용 전 부원장의 경우 매 재판 기일마다 발언권을 요청해 출석한 증인들에게 언성을 높이며 질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지난 3일 첫 재판 이후 두 번의 재판에서 인적사항 확인을 제외하고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31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 때도 이 대표가 직접 입을 열어 유 전 본부장과 대치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아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대장동 사건 재판 때 기자들과 만나 “법정에서 다 증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재판에선 검찰 측 신문만 이뤄진다. 이 대표 측의 반대 신문은 다음 달 14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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