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기 죄도 다 깐다…"이재명 가면 벗길것" 유동규 거침없는 폭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출신으로 ‘대장동 개발 비리’ 핵심 피고인인 유동규(54)씨는 “나는 죄인”이라고 말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들이 뒷돈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자신의 혐의까지 함께 공개해 추가 기소까지 됐지만 후퇴가 없다.

유씨는 23일에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폭로를 이어갔다. 2017년 민주당 내 경선 TV토론회 당시 상황 이야기다. 유씨는 “정책으로만 어필하자고 얘기했는데 이 대표가 (경쟁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막 긁었다. 아들(문준용씨)에 대한 얘기까지 다 해버렸다. 그러니 (친문계와) 감정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후 친문 지지자들이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가 문 전 대통령을 비방했다는 '혜경궁 김씨' 의혹을 제기했고, 이 대표 측은 “'혜경궁 공격하면 우리는 문준용 공격하겠다' 이런 식이 됐다”고 유씨는 주장했다. 유씨는 “이 대표의 생존 방식이다. 지금도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물고 늘어지지 않나”고 말했다.

왜 자신의 부담도 늘 수밖에 없는 데도 이 대표와 관련한 폭로에 거침이 없는 존재가 됐을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측근 그룹' 유동규… 대장동 수사 1년 만에 이재명 겨냥

 유씨가 이 대표를 처음 만난 건 15년 전인 2008년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0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을, 경기지사였던 2018년엔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2020년 12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가 이 대표의 측근그룹이라는 걸 의심하는 이는 드물었다. 이 대표도 2019년 SNS에 ‘3년만에 금한령 방패 뚫은 이재명·유동규의 투트랙 비법’이란 기사를 공유한 적이 있다.

유씨는 “이 대표를 처음 봤을 때는 ‘어떻게 세상이 바뀌어야 하는지’ 말하는 진정성이 있었다.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다”라며 “나도 그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이 점점 변하더라”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해 9월부터 돌변했다. “이재명이 대장동 비리의 몸통”이라 진술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장의 뒷돈·향응 수수 혐의를 폭로하며 대장동 수사가 윗선으로 향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폭로 과정에서 유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의 입” VS 유동규 “검찰이 봐준 적 없어”

 이 대표는 2015년 성남시장 시절, 유동규씨(오른쪽), 김문기(가운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 등과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왔다.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제공

이 대표는 2015년 성남시장 시절, 유동규씨(오른쪽), 김문기(가운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 등과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왔다.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제공

유씨의 변심과 폭로의 ‘정주행’에 이 대표 주변에도 그 배경에 대한 각종 설을 내놓고 있다. 이 대표 측은 특히 “‘유동규와 검찰의 수상한 거래’는 검찰 각본, 유동규 주연의 법정드라마. 유동규는 검찰의 입”이라며 검찰과의 거래설을 주장한다. 이 대표는 “시장 선거 도와주고 도움을 준 사람 중 하나”라며 유씨와의 거리를 강조하고 있다. 유씨의 진술 신뢰도를 떨어뜨리려는 사전 포석이다.

법원도 유씨 진술에 검증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구속만료로 석방된 피고인이 새로운 혐의를 자진해 말하는 게 이례적이라서다. 김용 전 부원장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유씨가 뇌물공여 혐의 기소를 감수하면서까지 “김 전 부원장이 민간업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전과 태도가 달라진 구체적 이유를 말해달라”며 신빙성을 검증했었다. ‘구속 만료를 앞두고 석방되기 위해 진술을 바꾼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유씨는 “검찰의 회유 등은 없었다”고 답했다.

유씨는 심경 변화의 계기로 ‘이 대표 측의 배신’을 주장한다. 그가 구속된 직후 이 대표 측이 민주당 성향의 A변호사를 선임하자,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 느끼면서 의심이 싹텄다는 게 유씨의 설명이다. 이후 유씨는 A변호사가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자신의 부인을 제대로 변론하지 않고 수임료 3300만원을 받아가 불만이 폭발했다고 한다. 유씨는 “내 죄를 내가 왜 말하겠나. 자랑은 아니지만 이 대표 쪽에서 먼저 배신하지 않았다면 나도 끝까지 입을 다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과의 거래설 등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유씨는 “내가 교도소에서 몇 년을 살게 될지는 판사가 정해주는 것 아닌가. 검찰과 딜을 왜 하나. 검찰과 거래를 했다면 혜택이 있어야 하는데, 한 번도 기소에서 빠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50억클럽’ 등 아직 수사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향후 검찰에 적극 진술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씨는 중앙일보에 “이재명의 가면을 벗겨야 한다. 그게 원하는 것의 전부”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