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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중국은 넘버 투, 미국은 지금보다 세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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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 기자 중앙일보 국제경제 선임기자

유럽 경제전문가 해미시 맥레이

강남규 국제경제 선임기자

강남규 국제경제 선임기자

미국-중국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견제 때문에 중국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 바람에 예측 게임이 바뀐다. 몇해 전까지는 중국 경제 규모가 2030년 즈음 미국을 추월한다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었다. 요즘엔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근거가 궁금해 중국 성장 지체를 예측한 전문가인 영국 해미시 맥레이를 줌(Zoom)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최근 『2050 패권의 미래(The World in 2050)』를 발표했다. 그는 가디언지와 인디펜던트지 등의 경제·경영 편집장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처럼 저널리즘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코노미스트다.

글로벌머니 미.중갈등 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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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패권의 미래』의 영어 제목인 『The World in 2050』이 1990년대 쓴 『The World in 2020』( 『2020년』으로 번역)와 아주 비슷하다. 이전 책에서 한 예측을 자신하기 때문인가.
“큼직큼직한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기도 했다. 놓친 것들도 있다. 아주 거시적으로 봐서 그때 예측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맞추기 힘든 예측은 기술혁신 분야였다. 내가 『2020년』에선 인터넷을 다루지 않았다. 90년대 초 인터넷이 있기는 했지만, 브라우저가 막 개발된 상태였고 서치엔진은 존재하지 않았다. 효율적인 브라우저와 서치엔진이 없었다면 인터넷은 널리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컴퓨터가 서로 연결된 세상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그 메커니즘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우리가 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지 등은 예측할 수 없었다.”
해미시 맥레이

해미시 맥레이

맥레이의 『2020년』 중 틀린 예측 가운데 하나는 남북관계다. 그는 2020년 전후 남북이 통일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적중한 것은 G2 시대 도래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경쟁하고 협력하며 강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유색인종 출신의 대통령이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버락 오바마가 2008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중국, 중진국의 덫 넘기 어려울 듯

새 책의 한국어판 제목이 『2050 패권의 미래』다. 미국의 헤게모니가 2050년에도 지금처럼 강할까.
“지금처럼 강할 게 분명하다. (2050년에도) 미국은 기술적으로 선도적 국가일 것이고, 세계 곳곳에 사는 야심 찬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나라일 것이다. 절대적인 규모에서 중국보다는 조금 작을 수 있지만, 아주 탄탄한 기초와 높은 생활 수준을 갖춘 거대한 경제권으로 남을 것은 틀림없다. 내 책에 중국이 경제 규모 면에서 미국을 앞지르지 못하는, 아니 앞지르더라도 얼마 못 가 후퇴하는 이유를 밝혀 놓았다. 중국은 2030년 전후 잠시 ‘넘버 원(No. 1)’이 된 뒤 2050년엔 ‘넘버 투(No. 2)’가 돼 있을 전망이다.”
2050 패권의 미래(The World in 2050)

2050 패권의 미래(The World in 2050)

이유가 궁금하다.
“첫 번째 이유는 중국이 중진국 경제의 덫에 걸려 한국과 달리 선진 경제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중국의 인구 감소가 예측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 같은 도시에서 평균적으로 어머니 한 명이 아이 한 명을 낳지 않을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은 지금보다 (2050년에) 좀 더 막강해질 수 있다.”
하나의 요인, 즉 인구 변화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견제 때문에 중국의 도약이 어려워지는 측면도 있지 않은가.
“미국 견제와 상관 없는 중국 내부 이야기부터 해보자. 중국 인구는 2030년대가 되면 해마다 눈에 띄게 감소할 것이다. 60대 이상 인구가 급증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빠르게 감소한다. 노동력이 감소한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가 일본에서 익히 봤던 일이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구 변화가 정치적인 변화도 부른다. 또 지적 자원을 얻는 데 애먹게 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을 중진국의 덫에 걸리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미국 위협할 민주주의 신뢰 훼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가 2030년 즈음에 미국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요금 예측이 바뀌는 이유가 궁금하다.
“기자가 말한 대로 중국 전망과 관련해 최근 몇 년 사이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내가 책에서도 소개했는데, 미국이 다시 세계 최대 경제로 복귀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최근 많이 나왔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지만, 요즘 중국은 유연성을 잃어가고 있다. 한 사람의 장기 집권(시진핑의 3연임)을 위해 억압이 강화되고 있다. 유연성이 부족한 사회는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을 강타할 위협은 없을까.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지닌 소음만을 보고, 민주주의의 힘을 보지 못하는 듯하다. 그 바람에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신뢰하지 않은 듯하다. 민주주의가 신뢰를 잃으면 포퓰리즘이나 파시즘 등이 고개를 들 수 있다. 미국이 포퓰리즘이나 파시즘에 위협받는다면 큰 위험 요인일 수 있다.”
인도는 어떤가. 2050년 인도는 어디에 서 있을까.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2030년대 초나 2040년대 초엔 인도의 경제가 일본을 넘어서 ‘넘버 쓰리(No. 3)’가 된다. 인도는 5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진짜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인도는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것이다. 올해 인도 인구가 중국을 추월한다는 얘기도 있다. 인구 증가와 함께 인도는 세계 최대 중간 소득층을 갖게 될 것이다. 크게 봤을 때 인도는 아주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해미시 맥레이=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트리니티칼리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럽의 대표적인 금융 매체인 유로머니의 에디터를 지냈다. 가디언지의 금융 에디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는 인디펜던트의 수석 경제평론가 겸 부편집장 등으로 활동했다. 1994년에 출간된 『2020년』은 글로벌 트렌드에 관한 거시적 통찰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머니’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연재 시리즈입니다. 매주 2회(월·목) 발행됩니다. '글로벌 머니'의 이번 순서는 유럽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인 해미시 맥레이 인터뷰입니다. 더중앙플러스 ‘글로벌 머니’에서 인터뷰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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