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유럽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인 해미시 맥레이가 최근『2050 패권의 미래(The World in 2050)』를 최근 발표했다. 원제인 『The World in 2050』을 보는 순간 적잖은 독자들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듯하다.
맞다! 맥레이는 29년 전인 1994년 『The World in 2020(한국어판 제목은 2020년)』을 발표했다. 미래 예측서는 경제를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낸다. 하지만 잘해야 본전인 경우가 많다. 그것도 같은 패턴의 책 제목을 달고 두 권이나 발표했다. 배짱일까 아니면 자신감일까.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맥레이와 줌(Zoom)으로 인터뷰하면서 꼭 하고 싶은 질문이었다.
맥레이는 가디언과 인디펜던트 등 영국 대표적인 미디어의 경제·경영 편집장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처럼 저널리즘에서 활동한 이코노미스트다.

해미시 맥레이. 본인 제공
- 새 책이 옛 책, 즉 『The World in 2020(2020년)』을 떠오르게 한다. 내 짐작엔 옛 책에서 예측에 실패한 것이 많았다면 『The World in ○○○○』을 쓰고 싶지 않을 것 같다.
- 1990년대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정도가, ‘내년 세계는’ 등의 형식으로 1년 정도 미래를 예측했다. 이코노미스트지 예측 보고서를 쓰는 데 나도 참여했다. 그런데 당시 경제분석이 ‘1년이나 2년 뒤에 성장률 등이 1% 높아진다 또는 낮아진다’와 같은 자질구레한 것들이었기 때문에 나는 신물이 나 있었다. 장기적인 전망을 하자는 제안에 끌렸다. 이게 첫 번째 책 『2020년』을 쓰게 된 배경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0년이 됐다. 사람들이 다시 예측서를 쓰는 게 가치 있다고 설득했다.
- 예측 자체가 특히 지금처럼 요동하는 시대에 작가나 저널리스트, 리서처에겐 어려운 일일 듯하다. 그렇지 않나?
- 1990년대 초 당신은 소련의 붕괴를 목격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쓴 『역사의 종언』을 접하기도 했다. 반면에 미국이 앞으로 25년 동안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부상을 경험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 30년 동안 정치적으로는 힘들지만 경제적으로는 수월할 수도 있다.
- 짓궂은 질문인데, 『2020년』에서 한 예측을 오늘의 관점에서 되돌아보니 어떤가. 어긋난 것이 많을 듯한데.
- 큼직큼직한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기도 했다. 놓친 것들도 있다. 아주 거시적으로 봐서 그때 예측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가장 힘든 예측은 기술혁신 분야였다. 내가 『2020년』에서 놓친 것 가운데 큰 것은 인터넷을 다루지 않은 점이다. 1990년대 초 인터넷이 있기는 했지만 브라우저가 막 개발된 상태였고, 서치엔진은 존재하지 않았다. 효율적인 브라우저와 서치엔진이 없는 인터넷은 활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컴퓨터가 서로 연결된 세상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그 메커니즘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우리가 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지 등을 예측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