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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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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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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6~17일 한·일 정상회담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의 ‘제3자 변제’ 결단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총리의 사과 의사 표명, 일본 피고 기업의 참여 등)가 이번에 나오지 않으면서 ‘기울어진 합의’ 아니냐는 국내 여론을 의식해서다.

여기에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요구, 독도 영유권 주장 등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회담 당시 발언이 일본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KBS에 출연해 “정상회담에서 독도라든지, 위안부 문제는 의제로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같은 날 YTN 인터뷰에서 “최근에 제가 기억하기로는 일본 당국자가 우리에게 독도 얘기를 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등은 이번 회담의 의제는 아니었다. 실무 조율 과정에서도 양측이 입장을 주고받은 바도 없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회담에서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을 높이 평가하면서 또 다른 과거사 문제인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정부의 한 외교 소식통은 “기시다 총리의 언급은 한국 측에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발언이 아니라 양국이 공식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가 없었던 점에 대해 정부는 ‘한·일 양국의 국익’ ‘미래를 위한 결단’ ‘셔틀 외교 등 향후 신뢰회복 과정에서 가능’이라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한·일 간에는 앞으로의 공동 이익이 있고 미래 발전을 위해 국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이달 초 강제징용 해법 발표 당시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 찼고 나머지는 일본이 채울 것’이라는 비유로 일본의 호응을 촉구했다.

김 차장도 “첫 단추는 끼웠다”며 “일본은 작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마음을 열어왔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이라고 자평했다. 또 “우리 외교부가 집계한 일본의 공식 사과가 20차례가 넘는다”면서 “신뢰가 쌓인다면, 일본 측과 국내정치에서 좀 더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지켜볼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기시다 총리도 비슷한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공동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확인하고 긴밀히 의사소통할 것”이라며 “일본으로서도 구체적인 결과를 하나씩 하나씩 낼 것”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측도 우려할 정도인 국내 여론을 관리해 나갈 수 있느냐다. 강제징용 피해 생존자 3명 등 일부 피해자의 ‘제3자 변제’ 거부, 시민단체와 야당의 반발, 중도층의 부정적 평가 등이 그것이다.

김 차장은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일본 측 반응을 묻자 “사실 일본이 깜짝 놀랐다. 한국 국내정치에서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우리로서는 이것이 학수고대하던 해법이라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이 원하던 해법을 내놓았으니 향후 적절한 호응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진정성을 갖고 이 해법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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