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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코스피…스위스 당국 CS 개입 소식에 소폭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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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은행권의 파산 공포에 주식시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08% 하락한 2377.91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 넘게 하락하며 2340대까지 내려갔던 지수는 점차 낙폭을 줄이더니 장 중엔 상승 전환했지만 결국 소폭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1% 오른 781.98을 기록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56억원, 64억원씩 순매도했다. 개인만 6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해외 은행의 파산 공포에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다. 하나금융지주(-3.21%)를 비롯해 JB금융지주(-2.85%), 신한지주(-2.82%), KB금융(-1.94%) 등이 줄줄이 내렸다.

시장의 불안을 부추긴 건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위기설이다. 그러나 스위스 중앙은행이 CS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이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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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결정에 달려 있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당초 시장은 오는 21~22(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SVB의 파산 이후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이 우세해졌다. 일각에서는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CS 위기설까지 번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만큼 경기가 호황일 때 은행이 미리 자본을 쌓아두는 제도를 이르면 올 2분기 내에 시행하기로 했다. 위기에 대비한 자본을 미리 마련해 은행 건전성 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지난 15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을 열고 이런 내용의 은행 자본 건전성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경기가 호황일 때 은행이 자본을 적립하도록 하고, 경기 부진 시 쌓아 놓은 자본을 활용토록 하는 제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회원국에 도입을 권고했다. 한국은 2016년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실제 활용하지는 않고 있다. 반면에 같은 해 제도를 도입한 영국은 위험가중자산(빌려준 돈을 위험 수준에 따라 다시 계산한 금액) 대비 1%를 적립하도록 했으며, 올해 7월부터 이 비율을 2%로 올린다.

금융당국은 올해 2~3분기 중 현재 위험가중자산 대비 0%인 경기대응완충자본을 최대 2.5%까지 쌓는 방안을 검토한다. 더 나아가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외부 충격에 대비해 상시적으로 자본을 쌓아놓도록 하는 경기중립완충자본을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올렸다. 은행별 스트레스 테스트(손실 가능 금액 측정)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은 계획대로 추진해 올해 상반기 중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SVB 사태 등으로 챌린저뱅크(소규모 특화은행) 도입과 같은 은행권 과점 완화 방안의 추진 동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금융당국은 선을 그었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SVB 파산 때문에 관련 논의를 중단할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값은 전날보다 9.3원 내린(환율 상승) 달러당 1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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