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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핵추진잠수함 청사진, 미국 버지니아급 5척 살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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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 ‘오커스’(AUKUS)가 13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2021년 9월 출범 당시부터 추진한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계획의 청사진을 공개한다. 미·영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호주 해군력 강화에 나서면서 호주는 세계에서 7번째로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오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정상회의를 연다. 3국 정상의 대면 회의는 처음이다. 2021년 오커스 출범 땐 코로나19 탓에 화상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선 미·영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제공하고 관련 기술을 전수하기로 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구체적 계획을 발표한다.

오커스는 출범 당시 2040년까지 호주가 최소 8척의 핵추진 잠수함을 획득하고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영이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군사력에 맞서기 위해서다.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해외에 전수하는 건 1958년 영국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번 회의에서 호주가 미국으로부터 최대 5척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을 사들여 현재 보유한 콜린스급(3400t) 디젤 엔진 잠수함 6척을 대체하는 내용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호주는 2030년대 초까지 미국이 건조한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3척을 구매하고, 2030년대 중반까지 2척을 추가로 살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WP는 “미국산 핵추진 잠수함이 호주에 배치되는 시점은 이르면 2032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BBC는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호주는 미국·영국·프랑스·중국·인도·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커스는 또 이번 회의에서 미·영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는 계획도 발표한다. 여기엔 영국이 자국의 어스튜트(Astute)급 핵추진 잠수함에 미국의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만들 차세대 핵추진 잠수함 오커스함을 호주에서 건조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하지만 난관도 적지 않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제작하는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일손 부족으로 2032년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의 호주 배치 일정이 이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또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구매 비용이 1척당 약 35억 달러에 달해 호주(연간 국방 예산 300억 달러)로선 부담스럽다. 호주로선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반발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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