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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尹 '추억의 식당' 같이 간다...기시다 이례적 '하루 두번 만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는 16일 일본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당일 저녁 ‘두 번의 만찬’을 갖는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한·일 두 정상이 셔틀 정상회담은 물론 국빈 및 공식 방문 때에도 이처럼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 두 번 만찬을 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1박 2일 일정으로 방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이후 만찬이 열리는데, 일본 측은 윤 대통령 방일에 맞춰 이례적으로 두 번의 저녁을 준비했다고 한다. 도쿄 중심가에서 이뤄지는 두 번의 만찬 중 한 곳은 일본이 윤 대통령을 세심히 배려해 잡은 장소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일본 측 관계자를 만날 때 "내가 옛날에 갔던 식당인데 추억에 남아 있다"고 말했고, 이를 기억한 일 정부 측이 이번에 특별히 2차 장소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12년 만의 셔틀외교 복원, 이례적 만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특히 자리를 옮겨 2차로 열리는 만찬에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허심탄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함께 방일하는 김건희 여사도 배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해외 정상들의 방문 때마다 만찬 장소를 신중히 골라왔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일 당시, 일본은 핫포엔(八芳園)에서 만찬 행사를 열었다. 당시 기시다 총리의 부인인 유코(裕子) 여사가 이곳에서 차를 대접했다.

핫포엔은 일본 에도시대 특유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중국 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쑨원(孫文)이 만일 상황을 대비해 만든 탈출구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이곳을 만찬 장소로 정한 배경에 “조용한 환경에서 개인적 신뢰관계를 쌓을 장소”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국빈 방문’이 아닌 ‘실무 방문’이다.

한·일 최대현안인 강제징용 배상문제 해결안을 한국 정부가 내놓으면서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서둘러 조율한 실무방문이지만 이례적인 두 번의 만찬을 통해 양국 정상이 관계 회복의 의지를 다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의 방일을 알리며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스1

한국 정상의 일본 방문은 지난 2019년 6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처음이다.

한일 간 셔틀외교 차원에선 근 12년 만의 일이다.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합의하면서 양국 간 정상이 오가는 셔틀외교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듬해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靖国) 신사 참배를 하면서 중단됐다.

이를 다시 복원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로, 2011년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교토(京都)를 방문한 이후로 또다시 중단된 바 있다.

한편 일본은 오는 5월 기시다 총리의 고향인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기로 하고, 구체적 절차를 논의 중이다. 이미 초청 의사는 한국 정부에 전달된 상태로 전해졌다.

이번 윤 대통령의 방일 이후 기시다 총리의 방한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번 윤 대통령-기시다 회담에서 셔틀외교 재개 선언이 이뤄지면 기시다 총리 역시 한국 답방을 위한 일정 조정에 나설 예정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일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요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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