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고위원 5명 전원 친윤계…"결국 인지도 순으로 뽑힌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선 대표 뿐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전부 친윤계로 채워졌다. 김재원 전 의원(17.55%),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16.10%), 조수진 의원(13.18%), 태영호 의원(13.11%)의 순서로 선출된 최고위원들은 모두 친윤계로 분류된다. 별도로 뽑는 청년 최고위원도 윤석열 대통령 청년 참모였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과반 득표(55.16%)로 여유 있게 당선했다. 이로써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의 최고 지도부가 친윤 일색으로 통일됐다.

8일 오후 킨텍스에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됐다. 장진영 기자

8일 오후 킨텍스에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됐다. 장진영 기자

김재원 최고위원은 2021년 전당대회에 이어 지도부에 다시 입성했다. 경북 의성 태생으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당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김 최고위원은 수락 연설에서 “우리 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항상 승리하는 당이 되도록 이 한 몸 다 바치겠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국회의원 경력이 없지만 김종인 비대위 비대위원-윤석열 대선 캠프 대변인-정진석 비대위 비대위원을 지내며 당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인게 당선의 동력이 됐다. 그는 “우리가 기적같이 출범시킨 윤석열 정부를 반드시 성공시키라는 의미로 당원이 저에게 무거운 짐을 보태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조수진 최고위원도 2021년 전당대회에 이어 또다시 최고위원에 당선했다. 김재원 최고위원과는 두 번 연속 같은 지도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현역 초선 비례대표인 조 최고위원은 수락 연설에서 “지금까지처럼 맨 앞에서 불의의 세력과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당초 조 최고위원이 1위로 꼽힐 거란 예상이 많았는데, 민영삼(전남 목포) 사회통합전략위원장(11.08%)과 호남 표가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탈북자로선 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지도부가 됐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다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그는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갑에서 초선 배지를 달았다. 그는 감격한 표정을 지으며 “한반도에서 자유 민주주의와 통일이 이루어지는 순간까지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쳤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2021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퇴임한 이후 첫 공개 일정으로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만날 때 동행하면서 친윤 인사로 주목받았다. 그는 “이날 이후로 허약한 보수의 시대는 가고, 윤 대통령처럼 당당한 보수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당대회 기간에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이 벌어졌지만 최고위원 다섯 자리 모두 친윤계가 장악하면서 당정 일체론은 탄력을 받게 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준석 지도부와 대통령실 간 극심한 갈등을 기억하는 당원이 이번엔 안정적인 지도부 구성을 원한 결과”라며 “다수의 당원은 당과 대통령실이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친윤계 후보들 중에서도 결국 인지도 순으로 뽑힌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5명 최고위원 모두 문재인 정부 때 활발한 방송 패널 활동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공격수’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것도 보수 성향 당원에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출신 지역이 다양한 점도 눈에 띈다. 김병민 최고위원(서울)은 수도권, 김재원 최고위원(경북 의성)ㆍ장예찬 청년 최고위원(부산)은 영남, 조수진 최고위원(전북 익산)은 호남, 태영호 최고위원은 북한 평양 태생이다. 여성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유일해 지난 지도부의 3명보단 줄었다. 최고위원 평균 나이는 49.4세로 지난 지도부 평균(45.8세)보다 조금 높아졌다.

지난달 12일 오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지난달 12일 오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한편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10.87%)ㆍ허은아 의원(9.90%),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한 이기인 성남시의원(18.71%)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대표 선거에서 낙선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함께 ‘천아용인’ 팀을 꾸려 “친윤계 핵심 퇴출”을 선거 구호로 삼았지만 친윤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상 최고치 투표율(55.10%) 역시 결과적으론 “침묵하던 다수의 반란”(천 위원장)이었다기 보단 친윤계의 조직표 성격이 강했던 셈이다. 이 전 대표는 경선결과 발표뒤 페이스북에 “네 명의 후보를 지원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지지해주신 당원에 너무 감사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더 정진하겠다”고 썼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