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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대 가보고 싶다"…노크 귀순 그 부대 또 어이없이 뚫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8월 16일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통일촌(사진 하단부 마을)이 개성공단으로 이어진 송전탑 너머로 북한 마을과 마주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8월 16일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통일촌(사진 하단부 마을)이 개성공단으로 이어진 송전탑 너머로 북한 마을과 마주한 모습. 연합뉴스

장교를 사칭한 민간인이 최전방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을 허가 없이 넘나드는 일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대공 혐의점은 없었으나, 수차례 북측 주민이 귀순을 하고 그 중 한 명은 재입북을 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던 곳인데 경계 태세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강원도 민통선의 한 검문소에서 20대 민간인 남성 A씨가 차에 탑승한 상태로 통과를 요구했다. 이 남성은 상급 부대인 군단 소속 장교라고 주장하며 병사들을 윽박질렀다.

A씨는 사전 신원 통보와 확인 등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검문소를 통과했고, 검문소 근무 인원들은 A씨의 통과 후 그가 말한 이름을 가진 장교가 상급 부대에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수색에 나서 그를 붙잡았다.

A씨는 오후 5시부터 약 30분가량 통제구역 내에 머물렀으며, 민통선 내 검문소 1곳까지 총 2곳의 검문소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경찰 조사에서 A씨는 과거 민통선 내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한 예비역으로 밝혀졌고, 그는 복무하던 부대에 다시 가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2020년 11월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북한 이탈주민이 지난해 첫날 같은 방법으로 월북한 이른바 '재입북' 사태가 일어났던 곳과 동일하게 육군 22사단의 관할 구역에서 발생했다.

22사단 관할에서는 2012년 북한군 병사 1명이 철책과 경계를 넘어 귀순하는 과정에서 직접 소초 문을 두드린 '노크 귀순', 2021년 북한 주민이 헤엄쳐서 월남하는 과정에서 군이 그를 제때 포착하지 못한 '오리발 귀순' 등이 일어난 바 있다.

22사단은 책임 구역 길이가 다른 전방 사단보다 2∼4배 길고 전군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산악 지대와 해안 경계까지 모두 담당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곳이다.

군 당국은 "경계 태세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검문소 검문·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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