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연봉 1억 킹산직’ 현대차 채용접수 시작하자마자 홈피 마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대자동차 채용설명회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대자동차 채용설명회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가 10년 만에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자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원 서류가 일시에 몰리면서 인터넷 접속이 지연되면서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채용은 올해와 내년 생산직 700명을 공개 채용하기로 한 현대차 노사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현대차 노사는 미래 자동차산업 경쟁력 확보와 직원 고용안정을 위해 10년 만에 생산직 채용에 나섰다. 지원 자격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으로 연령·성별 제한은 없다. 올해 채용 인력은 400명 정도다. 서류 접수는 이날부터 12일까지 11일간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 서류 합격자 발표는 이달 말이다.

면접 전형은 총 2개 차수로 진행되며 1차수는 다음 달부터 6월 초까지, 2차수는 5월부터 6월 말까지 각각 이뤄진다. 현대차는 차수별 1차 면접, 인성·적성검사, 2차 면접, 신체검사를 거쳐 7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현대차 생산직 공개채용 소식을 접한 지원자들이 이날 아침 일찍부터 채용 홈페이지에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진 현대차 홈페이지 캡처]

2013년 이후 10년 만에 현대차 생산직 공개채용 소식을 접한 지원자들이 이날 아침 일찍부터 채용 홈페이지에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진 현대차 홈페이지 캡처]

현대차는 이번 채용이 전동화 등 산업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술 인력 채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10년 만에 실시하는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에 차량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인 현대위아도 이날 신산업 분야 위주로 연구개발 경력직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에 가까운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는 채용 정보를 얻거나 지원 서류를 접수하고자 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한동안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오후까지 ‘다수의 대기자가 있다’며 ‘현재 접속자가 많아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떴다. 업계는 2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 생산직 채용 공고가 큰 관심을 받자 이를 두고 ‘킹산직’(생산직의 왕)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사무직을 아우르는 현대차의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 9600만원 정도다. 생산직의 평균 연봉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생산직 연봉 수준이 최근 공개된 적은 없지만 2016년 공개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직 평균 연봉은 9만400달러(약 1억1888만원)에 달했다. 미국 급여에는 건강보험료와 각종 수당이 포함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7년 전보다는 현재 임금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현대차는 제조업 중에서 연봉이 1억원을 넘는 반도체 기업, 역시 연봉 1억원이 넘는 금융권 및 일부 공기업과 함께 연봉 많이 주는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보다 5% 오른 올해 공무원 9급 1호봉 월급은 177만800원에 그친다. 단순 비교해도 현대차의 생산직 연봉은 매력적이다. 여기에 지원자들은 현대차에 채용되면 장기간 근속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는다. 현대차의 전체 근로자 6만6000여 명의 지난해 평균 근속 연수는 18.9년이다.

현대차 생산직 인기는 다른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벌써부터 서점가에서는 현대차 생산직 수험서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는 합격 족보와 같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동화로 전환하면서 생산직 인력을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라면서 “앞으로 생산직 채용 기회가 더욱 적을 수 있어서 지원자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