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호남에 아부, 우리 당 나가야"…천하람 "구태스러워"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 천하람 후보.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천하람 후보를 겨냥해 "박정희는 존경의 가치가 없고 김대중을 존경한다면 박정희 존영이 걸려 있는 우리 당을 그만 나가는게 옳지 않겠나"라고 했다.

홍 시장은 1일 페이스북에 "어쩌다 이준석 바람으로 뜬 무명의 정치인이 일시적인 흥분과 자아도취에 취해 책임지지도 못할 망언들을 쏟아 내고 있다"며 이같이 썼다.

친(親) 이준석계로 꼽히는 천 후보는 전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합동연설회에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각지에서 몰패를 당했지만 가장 뼈아픈 것은 구미시장 선거의 패배였다"며 "박정희 대통령을 입에 달고 다니는 정당이 그분의 열과 성을 다해 키웠던 구미의 시장을 빼앗겼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자부심에 가장 큰 불명예를 입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당 일각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폄훼했다"는 비판이 나왔으며, 홍 시장도 이날 이와 일맥상통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홍 시장은 "종북사상을 가진 사람을 비난하는 것을 색깔논쟁으로 몰아가는 반대 당 논리를 추종한다면 굳이 우리 당에 남아 있을 필요가 있을까"라며 "어차피 다음에도 국회 입성 하지도 못할 지역(천 후보가 활동한 전남 순천 지칭)에서 그 지역 정서에 아부해 본들 본인에게 무슨 정치적 미래가 있을까"라고 했다.

이에 천 후보는 홍 시장을 향해 "박정희 대통령이 영원한 '대한민국 산업화의 영웅'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제 대구 연설을 못보셔서 하신 실언인가"라고 맞섰다.

천 후보는 이어 "한 가지 여쭤보겠다. 순천이 왜 국회 입성이 안 되는 지역인가"라며 "순천은 이정현 대표님께서 온몸으로 부딪쳐 두번이나 승리하신 지역이기도 하지만, 엄혹했던 지난 총선에서 제게 희망을 걸어 주신 4058분의 유권자가 계신 지역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하람 지도부에서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지속적으로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경쟁할 것이다. 호남이 무슨 외국인가"라며 "우리 당에 홍 시장님 같은 구태스러운 시각만 있었다면, 이정현과 정운천의 성과는 없었을 것이고 천하람의 도전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꿈꾸는 정치는 당선되기 편한 곳으로 하방하는 것이 아니라, 당선되기 어려운 곳에서도 진정성 있는 설득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본인에게 조금만 불리하면 '종북좌파'만 앵무새처럼 외치는 시장님께서 이해하시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고 비꼬았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