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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영광 기억하는 BK…“그저 지기 싫었다”

중앙일보

입력

2006년 WBC 4강의 주역인 김병현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를 찾아 야구국가대표팀을 응원했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수)=고봉준 기자

2006년 WBC 4강의 주역인 김병현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를 찾아 야구국가대표팀을 응원했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수)=고봉준 기자

한국야구는 2006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일본과는 비교도 되지 않고 대만 정도와 견줄 수 있는 실력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대회에서 일본과 미국, 멕시코 등을 격파하면서 이변을 썼다. 이때 4강 신화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과 2009년 WBC 준우승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야구의 부흥기로 연결됐다.

어느덧 17년이 지났지만, 당시의 추억을 생생하게 지니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BK’ 김병현(44)이다. 야구국가대표팀이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최근 만난 김병현은 “그때 우리가 상대했던 나라들의 멤버가 정말 대단했다. 미국에는 데릭 지터와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있었고, 일본에는 스즈키 이치로가 있었다. 모두 나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었다”면서 “이름값에선 밀릴지 몰라도 당시에는 그저 지기 싫은 마음뿐이었다.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만큼 꼭 이기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병현은 1999년 성균관대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진출했다. 지금도 깨지지 않는 역대 한국 아마추어 선수 최대 계약금(225만 달러)을 받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어 이듬해 20세이브를 거두며 주전 마무리로 떠올랐고, 2001년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빅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가 됐다.

김병현의 커리어에선 2006년 WBC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구대성, 박찬호와 함께 불펜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종잡을 수 없는 시속 150㎞대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각국 타자들을 제압했다.

김병헌은 “대단한 메이저리거들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시 멤버가 좋았다. 마운드에는 구대성, 박찬호 선배님이 있었고, 야수진에는 이종범, 이승엽 선배님 버티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끼리 잘 뭉친 기억이 있다. 특히 맏형인 이종범 선배님을 필두로 단합이 잘 됐다. 그런 점이 4강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병현은 광주일고 선배이기도 한 이강철 감독을 만나 안부를 나눴다. 또, 저녁에는 이의리, 양현종, 나성범 등 후배들과 자리를 마련해 식사를 대접했다. 다음 달 열리는 WBC를 앞두고 응원을 불어넣어주기 위함이었다.

김병현은 “이번에도 일본과 미국 등 몇몇 나라의 전력이 좋다고 들었다. 그러나 기죽을 필요는 없다. 태극마크를 단 이상 주눅 들지 않고 플레이한다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병현은 “결국 국제대회는 결국 마운드 싸움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투수들의 투구수다. 공격적인 투구로 빨리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야 경기를 효과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 수비가 길어지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면서 WBC 경험자로서의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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