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필요가 없는 물건들에 대해서는 '디인플루언스'(de-influence) 해드리겠습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돈 받은 인플루언서들로부터 과대평가 된 물건을 구매하지 말라'는 이른바 '디인플루언서'(de-influencer)들의 콘텐트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사람들에게 물건을 사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이 요즘 틱톡의 새 트렌드"라며 최근 등장한 '디인플루언서' 개념을 소개했다.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대중성과 인지도를 이용해 상업적 홍보로 제품을 부풀려 알리고 수익을 올리지만디인플루언서는 "형편없는 물건은 사지 말라"며 솔직하면서도 단호한 리뷰를 통해 영향력을 모은다. '반(反) 영향력' 활동이 오히려 영향력을 얻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디인플루언서'로 알려진 미국의 틱톡커 얼리사 크로멜리스(26)는 이같이 고가의 헤어·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제품에 대해 여과 없이 평가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첫 게시물부터 80만4000개 이상의 '좋아요'와 조회수 약 550만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관련 콘텐트를 만들며 5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디인플루언서' 하이디 칼루자(36)는재활용가능 의류를 만드는 회사와 제휴했다. 팔로워가 약 27만8000명에 달하는 제스 클리프턴(26)은 기후 관련 법안 홍보를 위해 비영리단체와 협력하는 등 사회적 활동을 결합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과도한 홍보·소비에 지친 사람들…디인플루언서가 커진다
이런 형상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홍보와 높은 물가로 인한 소비 행태의 변화가 거론됐다.
광고대행사 '메커니즘'의 최고소셜미디어책임자(CSO) 브렌던 게한은 WP에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상품이 너무 많아지는 데 대한 반응"이라며 "틱톡 게시물에 '#틱톡 보고 구매'(#tiktokmademebuyit)라는 해시태그가 범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마케팅 규모가 지난해 총 164억달러(약 21조6000억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뒤 변곡점을 통과한 상태로, 최근 높은 물가의 압력 때문에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지타운대의 로널드 굿스타인 교수는 "부정적인 정보는 믿을만하게 느껴진다"며 "최근 디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지만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작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인플루언서'들은 아무래도 솔직함과 신뢰성을 기반을 둔 콘텐트를 제작하기 때문에 광고주들을 훨씬 신중하고 까다롭게 고른다고 한다. 인플루언서처럼 마구잡이로 광고 콘텐트를 찍어내면 이제껏 '디인플루언서'로서 쌓은 신뢰와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