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남긴 與전대…관전포인트는 울산땅·결선투표·신스틸러

중앙일보

입력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열흘가량 앞둔 24일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가나다순) 후보는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며 책임 당원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왼쪽부터)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왼쪽부터)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김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김영삼(YS)도서관에서 열린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그간 치열하게 경쟁해온 두 후보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담소를 나누며 웃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영상축사가 나오자 함께 박수도 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의 뿌리와도 같은 YS를 기리면서 책임 당원의 마음을 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천 후보와 황 후보는 이날 공개일정 없이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출연 등에 집중했다. 쫓는 자 입장에서 자신의 견해와 주장을 알리는 데 주력한 셈이다.

전당대회 날짜가 다가오면서 자연스레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선 세 가지 이슈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관전포인트①=울산 땅 의혹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 후보의 ‘울산KTX역세권 땅 투기 의혹'이 최근 도마에 자주 오르고 있다. 안·천·황 세 후보는 일제히 “2007년 8월 당초 계획에선 김 후보의 땅을 지나가지 않았던 울산KTX역 연결도로가 그해 12월 최종안에선 김 후보 땅을 관통하는 것으로 노선이 휘어졌다. 그 덕분에 김 후보 땅값이 1800배 올랐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당시 김 후보는 울산에 지역구를 둔 초선 국회 의원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후보 측은 캠프 차원에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윤희석 캠프 공보총괄본부장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김 후보가 땅을 매입했을 때인 1998년 개별공시지가가 3800만원이었다. 이를 (김 후보의 땅보다) 입지가 좋은 인근 땅의 현재 시세와 비교해 '1800배가 올랐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김 후보가 매입한 금액은 2억800만원으로, 1800배라는 숫자는 정확하지도 않고 악의적인 의도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반박에도 불구하고, 땅 투기 논란이 불거지자 상승세 속에 1강 구도를 굳혀가던 김 후보자의 지지세가 다소 주춤하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여론조사(지난 21~22일)에서 김 후보 지지율은 44.0%로 2주 전 조사 당시 지지율(45.3%)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관련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김 후보가 다소 느슨하게 방어하면서 의구심을 키웠다”며 “다만 김 후보 측이 적극 대응으로 기조를 바꾼 만큼, 이 이슈의 파급력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②=결선투표

같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22.6%로 2주 전 조사보다 7.8%포인트 떨어졌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에는 김 후보와 안 후보가 양강구도를 형성했지만 종반부로 넘어가면서 안 후보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안 후보의 낙폭만 보면 김 후보의 6배다.

국민의힘 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대표 후보가 23일 강원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대표 후보가 23일 강원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안 후보 측은 결선투표에 희망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에서 “결선투표가 이뤄지면 천·황 후보 쪽에서 김 후보 쪽으로 가는 표가 없을 것”이라며 “황 후보는 김 후보와 울산 땅 투기 의혹을 놓고 격한 논쟁을 벌이고 있고, 천 후보는 김 후보와 정치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선투표(3월 12일)가 현실화될 경우 예정된 1·2위 간의 1대1 TV토론(3월 9일)도 안 후보 측의 관심거리다. 다자 구도였던 기존 TV토론회와 달리 김 후보에 대한 공세를 더 적극적으로 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후보 주장과는 반대로 결선투표에서 오히려 김 후보로 표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 측 인사는 “만에 하나 결선 투표로 가더라도 책임당원들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김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며 “천·황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도 정체성 문제가 있는 안 후보를 지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전포인트③=신스틸러 천하람·황교안

경선 레이스 초반, 한 자릿수에 머물던 천·황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덧 10%대로 올라섰다.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여론조사에서 천 후보는 15.6%, 황 후보는 1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황교안(왼쪽),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왼쪽),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황 후보는 지난 15일 TV토론에서 김 후보의 울산 땅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천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의 지지를 받는 ‘천아용인(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팀으로 공동 캠페인을 하면서 2030 책임당원의 표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천·황 후보에 대한 당초 기대가 낮았지만, 최근에는 주연 같은 조연을 의미하는 ‘신스틸러’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만약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이들이 누구와 연대하는 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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