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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에 1% 오른 증시…달러 약세ㆍ엔비디아 실적 '훈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21.41포인트(0.89%) 오른 2,439.09를 원달러 환율이 7.8원 내린 1,297.1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3.2.23/뉴스1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21.41포인트(0.89%) 오른 2,439.09를 원달러 환율이 7.8원 내린 1,297.1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3.2.23/뉴스1

1년 반 동안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멈추면서 코스피가 1%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급락한 지 하루 만이다. 시장 예상 보다 '덜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투자심리가 소폭 살아난 데다 엔비디아의 '깜짝실적'이 호재로 작용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9% 오른 2439.09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0.51% 오른 2430.01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보합세를 보이다 기준금리 동결 소식 이후 상승 폭을 키웠다. 개인투자자가 3224억원어치 팔아치운 물량을 기관투자자(2918억원)와 외국인(106억원)이 소화한 덕분이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302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0.2%)과 삼성SDI(-0.44%)를 제외하고 상승했다. 시가총액 3위인 SK하이닉스 주가 상승폭(4.04%) 가장 컸다. 뒤를 이어 기아(2.55%), 삼성전자(1.47%), 현대차(1.15%) 등 순이었다. 이날 코스닥도 전날보다 0.61% 오른 783.28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가 하루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건 달러당 원화값이 상승(환율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달러당 1297.1원에 마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2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로 투자심리가 풀리면서 미국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23일(오후 6시1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52로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이창용 한은 총재의 ‘매파적인 목소리’가 원화값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총재는 “이번에 금리를 동결했다고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한은 금통위원 다수가 전망하는 최종 금리 수준을 연 3.75%로 제시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원화 약세 전망이 다소 완화된 점이 금리 동결에도 원화 강세로 이어진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의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 발표도 코스피 오름세에 훈풍 역할을 했다.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0억5000만 달러라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지만, 월가의 예상치 (60억 달러)를 웃도는 성과였다. 더욱이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가 등장하면서 AI관련 칩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에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8% 이상 급등했다.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챗GPT)가 등장하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하지만 당분간 국내 증시는 안심하기 어렵다. 증시를 이끌어줄 마땅한 호재가 없는 데다 다음 달 미국 FOMC 등으로 여전히 증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투자의 차익거래를 제외하면 뚜렷한 수급 주체는 없는 상황”이라며 “코스피 지수 횡보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순환매 주기가 짧아지고 변동성이 높아진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한다”며 “증시 방향이 결정되기 전까지 국내외 물가지표 등 이슈가 나올 때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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