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만난 왕이 “양국 관계, 제3자가 지시하는 것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을 예방한 왕 위원에게 이같이 밝힌 후 “러시아는 양국이 시 주석과의 회담 계획을 실행할 것으로 기대하며, 이는 양국 관계 발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시 주석과의 화상회담에서 양국의 군사 협력 강화를 제안하면서 시 주석을 올해 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국제 정세가 어렵다”며 “양국 협력은 국제 정세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왕 위원은 “시 주석이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며 “양국 관계는 제3자에 의해 지시되는 게 아니고 다른 나라가 우리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제3자’ ‘다른 나라’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왕 위원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상호 이익과 관련해 의견을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합의에 도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또 “중국은 언제나 다극화를 지지했고 헤게모니와 일방주의를 단호히 반대해 왔다”며 “중국은 대국 간 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 러시아와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도 “양국은 국제법과 유엔에서 중추적 역할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상호 이익을 지키기 위한 연대와 준비를 보여주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선 침공 1년(2월 24일)을 앞두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