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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없앤 걸림돌…"엄청난 부 이동" 부자들 주목한 이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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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돈 버는 아파트 완전정복

준공 반세기를 바라보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들은 재건축을 통해 초고층 아파트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연합뉴스]

준공 반세기를 바라보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들은 재건축을 통해 초고층 아파트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의 모든 부자가 관심을 갖고 있다. 엄청난 부의 이동이 진행될 것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사업에 대한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의 분석이다. 대한민국 전통 부촌으로 손꼽히는 압구정동의 아파트 단지들이 오랜 시간 기다렸던 재건축 고삐를 다시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신속통합(신통)기획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아파트 층수를 최고 35층 이하로 일률적으로 제한해 온 일명 ‘35층 룰’이 9년 만에 사라져 재건축 추진에 활기가 다시 돌고 있다.

한남대교에서 성수대교에 이르는 116만㎡ 부지가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재건축 사업 대상이다. 전체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이 일대는 1만7000가구 내외의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24개 단지가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데, ▶1구역-미성 1·2차 ▶2구역-현대 9·11·12차 ▶3구역-현대 1~7차, 현대 10·13·14차, 대림빌라트 ▶4구역-현대 8차, 한양 3·4·6차 ▶5구역-한양 1·2차 ▶6구역-한양 5·7·8차으로 구성돼 있다.

1구역은 신통기획에 참여는 했지만 아직 추진위 단계로 조합 설립이 진행되지 않고 있어 재건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구역은 ‘신현대’로 불리는 단지로 압구정역 역세권에 잠원한강공원과 현대백화점을 끼고 있는 단지다. 이 단지는 지난해 현상설계 공모에서 건축 규모를 지하 3층~지상 49층으로 명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구현대’로 불리는 3구역은 6개 구역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다. 전체 4121가구 규모로 한강에서 제일 가까워 향후 압구정 대장주로 주목받는 사업지이기도 하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35층 층수 제한에 막혀 사업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던 3구역은 서울시의 규제 기조가 바뀌면서 재건축 사업에 활기를 띠고 있다.

4구역은 3구역보다 1년 이른 2017년 재건축조합 설립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5구역도 빠르게 신통기획에 합류했다. 이곳은 2~4구역과 함께 서울시가 신통기획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해 올해 안에 결과물이 나올 전망이다. 6구역은 아직 신통기획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느린 곳이다. 90가구뿐인 한양 8차가 통합 재건축에 미지근하기 때문이다. 압구정에서 재건축이 가장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압구정 신통기획은 용역이 끝나는 올 상반기부터 본격 수립될 전망이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신통기획과 심소희 팀장은 “1~6구역 지구단위계획과 정비사업이 개별 사업구역별로 진행 중”이라며 “1구역과 6구역을 제외한 2~5구역은 신통기획으로 기획안을 마련 중이며, 안이 마련되면 주민들이 정비계획 이관을 하고 구역 지정까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압구정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통기획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반대했다가 재건축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면서 “여기 주민은 초고층 개발로 사업성이 커도 주민 수가 늘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아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박합수 교수는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단지는 교육과 교통, 한강변 입지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진행될수록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며 “전국 최고의 입지에 입성하기 위한 수요자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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