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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EEZ내 낙하한 北미사일…"또 어디로 떨어질지 몰라" 불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18일 오후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쪽에 낙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다시 발사하면서 미사일 낙하지점인 홋카이도(北海道) 인근 어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8일 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에 대한 폭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16일 일본 자위대 F-15 전투기가 촬영한 북한 ICBM 낙하 모습. 사진 일본 방위성

16일 일본 자위대 F-15 전투기가 촬영한 북한 ICBM 낙하 모습. 사진 일본 방위성

일본 방위성 발표에 따르면 18일 오후 5시 21분쯤 북한이 서부 평양 인근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은 66분간 비행한 뒤 오후 6시 27분쯤 일본 EEZ 안쪽인 홋카이도 오시마오시마(渡島大島) 서쪽 약 200㎞ 해상에 낙하했다.

자위대 F-15 전투기는 이날 섬광이 번쩍이는 물체가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을 포착해 19일 이를 공개했다. 앞서 NHK는 전날 홋카이도 하코다테(函館) 방송국이 설치한 카메라에 불덩어리와 같은 물체가 떨어지는 모습이 잡혔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미사일의 최고고도는 5700㎞ 정도, 비행 거리는 약 900㎞라고 발표했다.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방위상은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만4000㎞를 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전역이 사정권"이라고 말했다. NHK는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ICBM 실험 단계를 넘어서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갔다고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지 어민들, "어디로 떨어질지 몰라 불안"

북한이 지난해 11월 18일 발사한 ICBM도 이번과 거의 비슷한 지점에 떨어졌다. 미사일이 연이어 일본 EEZ 내에 낙하하면서 홋카이도와 아오모리(靑森) 인근 어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조업 중인 어선이 떨어지는 미사일에 큰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밤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밤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홋카이도청에선 발사 소식이 전해지자 위기대책과 직원들이 출근해 어선들의 피해 여부를 파악했다. 담당자는 "이번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매번 어디에 낙하할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아오모리현청도 당시 동해서 조업 중이던 오징어낚시선 16척에 피해가 있는지를 긴급 확인했다. 어업협회 담당자는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면서도 "어선 근처에 떨어지면 큰일이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그만두기 바란다"고 분개했다.

기시다 총리는 18일 오후 7시 총리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도발을 가속하는 폭거"라며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일, 미·일 간에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겠다"며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 확인,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의 대비 등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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