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경호원들이 대북제재 대상인 수입 차량을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18일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전날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간 체육경기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중앙TV 화면을 보면 이날 행사에서 김 위원장 경호원들은 하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사용했다.
이 차량은 일본 미쓰비시(三菱)자동차의 SUV ‘파제로’로 보인다. 번호판은 모자이크 처리돼 있었다. 갈색 옷을 입은 사람이 타고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파제로는 1982년 시판된 SUV 차량으로 미쓰비시자동차를 대표하던 간판 차종이었다. 미쓰비시의 경영난으로 2020년 제조가 중단됐다.
지난 2020년 3월 평양국제공항 인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에 파제로가 주차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2020년 10월과 2021년 1월 열병식 때는 군용으로 개조된 이 차량이 등장했다.
미쓰비시는 당시 대북제재위에 해당 차량이 “2014년 이후 일본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북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판매한 제품”이라고 답변했다.
사치품 수입 막혔지만 12억원 상당 외제차 수입 시도
지난 2021년 10월 공개된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중간보고서에는 북한의 무기개발 현황과 제재를 회피하는 사치품 수입 실태 등이 상세히 담겼다.
최근 코로나19 봉쇄로 사치품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전문가패널은 파악했다. 하지만 전문가패널은 확인하지 못한 사치품 수입이 계속됐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히 수입차 타이어와 부품, 건설·인테리어 자재,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가의 별장을 위한 보급품 등이 수입됐음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를 보고서에 인용했다.
북한의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600 승용차 2대 불법 수입 건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문가패널은 밝혔다.
이 차량을 판매한 이탈리아 회사는 북한행 마이바흐를 사 갔던 홍콩 소재 ‘LS 로지스티카&스펜디지오니SRL'에 2017∼18년 메르세데스 S600, S650, S600 등 3대를 더 팔았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새로 보고된 차량이 북한에 들어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밖에 중국 장쑤성해외기업집단이 2020년형 렉서스 LX570을 비롯한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원) 상당의 고급 자동차들을 북한으로 수송하려는 시도에 관여했다고 한 회원국이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고급차들은 지난해 9월 말 북한으로의 수송에 앞서 중국 닝보에 도착했다.
이들 외제차 거래는 조선연합개발은행의 중국 주재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문가패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