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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최고 여성 골퍼 김조은 "한국-사우디 가교될 것"

중앙일보

입력

김조은. 성호준 기자

김조은. 성호준 기자

전 세계 어디에 살든 한국 사람들은 골프를 좋아하고 잘 친다. 사우디 최고 여성 골퍼도 한국인 김조은(19)이다. 그의 아버지 김만섭(52)씨는 1994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온 태권도 사범이다.

김만섭씨는 “골프는 사우디에 와서 독학했고 사막 골프장에서 1년 만에 언더파를 쳤다”고 했다. 아들 김잘한과 딸에게도 직접 골프를 가르쳤다.

김조은은 다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14세 때인 2018년 이븐파를 쳤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여성 주니어 골프 대회가 없어 공식 기록은 없지만, 개인 최저타는 5언더파 67타다. 김조은은 “지난해부터 아버지에게 확실히 이긴다”고 했다.

사우디 최고 여성 선수라 김조은은 제다 인근 로열 그린 골프장에서 열린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프로암에 초청되기도 했다. 강풍이 불던 14일 열린 프로암에서 김조은은 3오버파를 쳤다. 함께 라운드한 김효주는 1언더파를 쳤다고 한다.

어릴 적 태권도를 배운 박성현과 김세영은 골반 회전이 좋고 지면반발력을 잘 이용해 장타를 친다. 태권도 2단인 김조은은 “현재 드라이버 캐리 거리가 240야드 정도고 앞으로 거리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조은은 또 “드라이버를 정확히 치고 멘탈이 강한 편”이라고 자부했다.

김조은과 아버지 김만섭, 오빠 김잘한. 성호준 기자

김조은과 아버지 김만섭, 오빠 김잘한. 성호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는 골프 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1년 내내 라운드할 수 있고 18세 이하 주니어의 골프장 회원권은 100만원이 안 된다. 김조은은 “골프장 시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쇼트 게임도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불리한 점도 있다. 또래에 그와 경쟁할 선수가 없었다. 그래서 3월 한국으로 가 경희대 골프 산업학과에 입학한다. 골프 최강국 중 하나인 모국에 돌아가 경쟁심도 기르고 실력도 더 닦을 셈이다.

김조은은 “일주일 후에 한국에 가는데 마침 사우디에서 큰 대회가 열려 눈 호강한다. 안정적으로 경기하는 리디아 고와 스윙이 아주 멋진 김효주를 좋아했는데 이번에 실컷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프로 자격증을 따고 한국이나 유럽여자투어에서 뛰고 싶다. 3~5년 후 LPGA 투어에 진출해 세계 1위가 되는 게 목표다.

김조은은 또 “사우디가 LIV골프를 만드는 등 골프에 대한 투자가 많다. 한국과 사우디를 잇는 메신저 역할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다=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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