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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잉글리시] 파이팅≠cheer up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27호 31면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가장 대표적인 콩글리시 단어는 ‘파이팅(fighting)’일 것이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파이팅이라는 말은 해외에서도 유명해졌다. 중국어의 ‘짜유’(加油)나 일본어 ‘간밧떼’(頑張って)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데, 이런 표현이 나오는 콘텐츠의 영어 자막에서 단어가 가진 의미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fighting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쓰이는 파이팅은 영어 단어인 fighting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영어 fighting은 두 대상 사이의 갈등이나 싸움을 설명하는 동사다. 예를 들면, “이 시끄러운 소리는 뭐예요(What’s all that noise)” “스티브와 게리가 또 싸우고 있어요(Steve and Gary are fighting again)”와 같이 쓰일 수 있다. 영어로는 이러한 맥락 외에는 fighting을 쓰지 않지만, 한국어에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문제는 파이팅이 영어로 다시 번역될 때 생긴다. 과거 누군가 한국어로 파이팅을 영어로 ‘cheer up’으로 번역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오늘날까지도 국내 영어로 된 표지판이나 안내문에 파이팅의 영어 의미로 cheer up을 사용하거나, 일반 사람들도 누군가를 격려하기 위한 영어 표현으로 cheer up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cheer up은 fighting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cheer up은 ‘덜 슬퍼하라’는 의미를 담은 위로와 격려의 표현이다. 누군가 낙담하거나 슬퍼할 만한 상황에 처했거나, 기운 내라는 말이 무례하거나 부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만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평소보다 조금 낮은 성적을 받은 친구나 작은 부상으로 병원에 방문한 친구에게 힘내라는 의미로 “Cheer up!” 하라고 응원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친구가 수능을 완전 망쳤거나 큰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 상황이라면 “Cheer up”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

행운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행운을 빈다”는 의미를 가진 “Good luck”이 더 올바른 표현이다. 말 그대로 상대방에게 행운을 바란다는 뜻이다. 누군가 곧 첫 데이트를 하러 가거나 큰 시험을 보기 전과 같은 상황에 “Fighting” 대신 “Good luck”을 사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어식 표현이 된다.

“Go Korea!”는 스포츠 경기에서 팀을 응원할 때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한국어로 “대한민국 파이팅!” 이라고 외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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