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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 인터뷰] 60조 가치 엑스포, 올림픽·월드컵처럼 전 국가적 협조 필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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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호 29면

2030 엑스포 유치 ‘전투모드’ 박형준 부산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엑스포의 경제적 가치가 6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승 객원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엑스포의 경제적 가치가 6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승 객원기자

17명의 시도지사 모두가 바쁘겠지만 박형준 부산시장이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것이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박 시장은 오는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를 앞두고 그야말로 ‘전투모드’로 돌입했다. 오는 11월 171개 회원국 비밀투표로 가려지는 2030엑스포 개최지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BIE 부산시 실사 준비에 분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회원국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총력 외교전을 펼쳐야 하는 가운데 실사에서 부산시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보여 주려 백방으로 뛰고 있다. 정치인이라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엑스포 유치 등 각계의 협력이 필요한 현안이 너무 많아 정치적 발언은 최대한 삼가고 있다. 중앙SUNDAY가 월간중앙과 함께 지난 13일 부산시청에서 박 시장을 만났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가덕도 신공항, 엑스포 이전에 개항 목표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BTS 콘서트가 지난해 10월 15일 부산 에서 열렸다. [뉴스1]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BTS 콘서트가 지난해 10월 15일 부산 에서 열렸다. [뉴스1]

‘부산이 BIE 조건에 가장 적합하다’는 표어가 있던데 어떤 면에서 그런가요.
“엑스포는 새로운 문명이 가야 하는 길을 보여 주는 플랫폼으로, 다시 말하면 가치와 문화, 기술의 종합적 전시장으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부산은 그런 점에서 가장 적합한 세계박람회 개최 도시 후보라는 것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부산은 개방과 포용의 시대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우리의 비전이 그린 스마트도시인데 기후변화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같은 시대의 변화를 부산이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굉장히 특별한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류 전체나 각 나라가 처해 있는 문제들의 해결을 도모하고, 그 해결 과정에서 한국이 각국과 해법을 함께 찾고, 그 솔루션을 찾는 과정에서 특히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서 그걸 공동으로 해결해낸 결과를 엑스포에 전시하겠다는 ‘부산 이니셔티브’를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나라는 물 문제, 또 어떤 나라는 식량 문제, 어떤 나라는 의료 문제, 또 어떤 나라는 해수면 상승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는데 각 나라가 ‘자기 특유의 그 문제들을 함께 새로운 기술을 갖고 풀어 보자’고 하는 게 우리의 제안입니다.”
부산엑스포 개최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대중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니까 개최지로 결정되면 열광합니다. 엑스포는 그에 비해서는 재미는 좀 덜할지 몰라도 규모나 경제적인 파급 효과, 사후 효과 측면에서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가치와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부산 엑스포는 참여국들이 자기 전시관을 자기 돈 내서 짓는 등록엑스포입니다. 여수나 대전에서 열었던 인정엑스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6개월간 전시가 이어지므로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경제적 가치가 2~3배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등록엑스포는 흑자 대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각국 정상과 투자자, 주요 인사들은 물론 3000만~4000만 명이 방문하는 엑스포는 60조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됩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부산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엑스포 부지로 저희가 선정하고 있는 곳이 부산의 도심 핵심 재개발 지역이거든요. 그래서 박람회 이후에도 부산의 중심으로 활용이 될 것이고 또 엑스포의 정신과 가치를 녹여 내는 그런 재생지역으로 재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어요. 한국은 한 바퀴로 돌아가는 나라가 아니라 여러 바퀴로, 최소한 두 바퀴로 돌아가는 나라가 돼야 합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 두 바퀴만 돼도 인구 분산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지역의 혁신 거점을 서울 외에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엑스포 유치를 계기로 부산과 남부권을 또 하나의 발전 축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고 봅니다. 단순히 떡을 나눠 주는 균형 발전이 아니고 지역별로 특성화된 발전을 해야 하잖아요.”
가덕도 신공항의 완공과 시기적으로 안 맞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부산은 세계 2위 환적항, 7위 콘테이너항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누구도 항공 물류를 입힐 생각을 안 했어요. 지금 한국 항공물류의 98%가 인천공항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산업이나 물류 중심 도시를 만드는 데 큰 한계가 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단순히 여객 편의를 위해서만 하자는 게 아니고 새로운 물류 신공항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가덕도가 부산 신항하고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그 환적항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부산을 실질적으로 국제 물류 중심 도시로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덕도 신공항은 엑스포와 관계없이 빨리하면 빨리할수록 좋습니다. 지금 김해공항만으로는 도저히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2030 부산엑스포 이전에 가덕도 신공항을 개항하는 걸 목표로 해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유치 경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너무 강력하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지난해 초에는 사실 굉장히 어려웠는데 지금은 중앙정부와 기업들, 지방 정부가 다 함께 총력전을 펴고 있고 그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어요. 없는 분야가 없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선진적인 기술과 산업을 갖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경험이 있잖아요. 각 나라와의 협력을 증진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한국은 실질적으로 고기 잡는 법을 배우는 데 더 좋을 거예요. 이러한 장점을 저희가 집중적으로 설명, 홍보하고 또 그걸 솔루션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서 사우디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정말 해볼 만한 수준까지 왔다’고 평가합니다.”
정부나 정치권에 바라는 부분이 있나요.
“부산엑스포가 올림픽이나 월드컵 유치할 때처럼 국가 과제로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게 선행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물론 언론 등 전 국가적인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절대 부산만의 행사가 아닙니다.”

사우디 리야드와 유치 경쟁 이젠 해볼 만

4월 초에 BIE 실사가 있습니다.
“실사단이 와서 서울에 하루를 있게 됩니다. 2월, 3월에는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엑스포 유치 열기를 느낄 수 있도록 국내 홍보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부산이 엑스포를 치르는 데 인프라, 숙박, 문화관광 등 모든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화제를 바꿔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최근 부산시의회가 울산시의회와 경남도의회에 이어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 규약안’을 통과시켰는데 메가시티 계획이 무산된 걸로 봐야 하나요.
“완전히 무산된 건 아닙니다. 부울경 메가시티라는 이름을 쓰든 뭐든 간에 지자체 간에 초광역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게 저의 오랜 지론이기도 합니다. 마침 제가 부산시장이 됐을 때 특별연합이 추진이 된다고 해서 찬성했는데 최근엔 진행이 어렵게 됐습니다. 다만 초강력 협력은 계속 살려 나가되 방식은 좀 바꿔 보자는 데까지는 뜻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경제동맹 형식으로 바꾸기로 했고 부산·경남은 한번 행정통합도 추진해 보자 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기존에 특별자치연합으로 하려고 했던 광역권 사업은 하나도 빠짐없이 이양받아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초광역사업은 더 적극적으로 할 겁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진행 중입니다.
“저도 국민의힘이 추천한 시장이기 때문에 당내 사정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 등 현안이 엄청나게 많이 걸려 있는데 중앙정부나 또 당에 대해서 정치적인 코멘트를 하는 게 부산시를 위해서 그다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 자제를 하고 있는 것뿐이지 생각이 없는 건 아닙니다. 내년 총선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보장하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이기 때문에 아마 당의 입장에서는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봅니다. 내년 총선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윤 대통령 브랜드를 가지고 치를 수밖에 없는 선거예요. 과거에 여당이 대개 총선에 실패했을 땐 여권 내에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나왔고 견제와 심판론이 득세했어요. 다들 조금씩 자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인터뷰 전문은 18일 발간되는 월간중앙 3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사진과 함께하는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는 이번 주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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