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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중국 정찰풍선은 영토주권 침해, 용납할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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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오른쪽부터)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3국은 중국 정찰 풍선의 미국·캐나다 상공 비행을 주권 침해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연합뉴스]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오른쪽부터)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3국은 중국 정찰 풍선의 미국·캐나다 상공 비행을 주권 침해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한·미·일 3국이 이번엔 중국의 정찰 풍선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에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대응해 미국이 추진해 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차관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3국은 중국의 정찰 풍선에 대해 “주권 침해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은 미국 국민과 군사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풍선을 격추할 권한이 명백히 있었다”며 “미국의 정찰 풍선이 중국 영공에 날아간 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가 같은 날 “미국도 지난해 열 차례 이상 고공 기구(풍선)를 중국 영공에 날려보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 성격이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영토 주권에 대한 어떤 침해도 용납해선 안 된다”며 “미국의 동맹으로서 미국의 공식 발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도 “주권 침해는 있어선 안 되며 미국의 대응도 합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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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먼 부장관은 “한·미·일 3국의 관계는 날이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며 “우리 동맹은 철통 같고 우리의 우정은 역내 및 전 세계의 안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일 외교·산업 장관이 참여하는 경제정책협의위원회(EPCC)와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가 참여하는 안보협의체)’에 한국이 참여할 필요성이 있다는 미 상원 외교위 보고서와 관련, “새로운 포맷에도 열려 있다”고 답했다.

반면에 북·중·러 연대는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14일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북한의 화성-17형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의장성명 추진과 관련한 질의에 “실무 수준의 협상에서 2개 이사국이 관여를 거부해 진전이 어렵다(could not move forward)”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대변인은 2개 국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과 러시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표결에 부쳐진 대북 결의안을 안보리 사상 최초로 부결시켰던 중·러가 이번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수위도 훨씬 낮은 성명 채택까지 막아선 셈이다.

한편 조 차관과 모리 사무차관은 이날 2시간30분가량 양자회담을 하고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놓고 막판 이견을 좁히기 위해 협의했다. 조 차관은 회담 후 “아직 협의를 더 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3국 공조 강화를 위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중간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이번 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일본 외무상도 참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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