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개매수가 턱밑까지 오른 에스엠 주가…하이브 속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전에 따라 에스엠 주가가 오르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복귀했다. 사진은 14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이 에스엠 장중 주가를 확인하는 모습. [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전에 따라 에스엠 주가가 오르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복귀했다. 사진은 14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이 에스엠 장중 주가를 확인하는 모습. [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를 둘러싼 인수전이 가열되면서 에스엠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 턱밑까지 다가서고 있다. 시장에서 SM 지분 25% 추가 확보 계획을 세운 하이브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면 에스엠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입장에선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카카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방식으로 SM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서자 지난 10일 대주주인 이수만 전 프로듀서로부터 지분 14.8% 지분을 넘겨받으며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전날보다 0.69% 오른 11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1만9100원까지 오르며 2000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에스엠은 하이브가 공개매수 계획을 밝힌 지난 10일 단숨에 16.45%가 오른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스엠은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시총) 9위를 기록하며, 2014년 6월 이후 9년 만에 10위권에 복귀했다. 경쟁사인 JYP엔터테인먼트(11위)와 순위 역전에도 성공했다. 에스엠은 2000년 상장 이후 한때 시총 5위까지 올랐지만 2014년부터는 10위권 밖을 맴돌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에스엠 주주에게 주가 급등은 즐거운 일이지만, 하이브는 이런 오름세가 달갑지 않다. 소액주주가 공개 매수에 응하지 않고 보유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개인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간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엠 주식을 30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가 공개 매수에 참여할 경우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점도 하이브엔 불리한 지점이다. 공개 매수는 장외 거래이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다. 1년에 250만원은 공제되지만, 이를 초과한 차액에 대해서는 22% 세율로 과세한다. 과세 대상자의 경우 에스엠 주가가 10만5600원만 넘어서도 장내에서 매도하는 게 유리해진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개 매수를 할 경우 주가는 양도소득세를 고려해 공개매수가에서 22%를 할인한 금액 근처에서 주가가 형성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이번 에스엠의 경우엔 하이브와 카카오 등 ‘큰 손’들이 사활을 걸고 경영권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라 주가가 이례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개 매수 마감일인 다음 달 1일까지는 주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상황을 더 지켜보고 공개 매수에 응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전날 박지원 대표(CEO)가 SM 인수 관련해 사내 설명회를 열고 입장을 밝혔다. 핵심은 “SM의 독립성을 보장한다”였다. 박 대표는 하이브가 내세울 이사 후보군으로 언급됐던 방시혁 의장, 어도어 민희진 대표 등의 거취에 대해 “이들 모두 각자 일로 바쁘다. ‘SM 레거시’를 존중하며 SM에서 알아서 음악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만 전 총괄에 대해서도 “경영권이 없고 로열티를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SM) 프로듀싱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가 아예 손을 떼고 SM을 떠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고 하이브 측은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