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곽상도, 아들 통해 돈 달래" "한번에 못 준다"...김만배 녹취록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사진 연합뉴스·뉴시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사진 연합뉴스·뉴시스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을 통해 곽 의원 측에 돈을 건네겠다고 말하는 음성이 담긴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9일 JTBC에 따르면 김씨는 2020년 4월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서 이른바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와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김씨는 당시 “병채(곽 전 의원 아들) 아버지는 돈 달라 하지 병채 통해서”라며 “(병채가)’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할 건지’ 그래서 ‘야 인마,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줘 줘야지’”라고 말했다.

이에 정씨는 “형님도 골치 아프시겠습니다”라고 말했고, 김씨는 “응, 골치 아파”라고 답했다.

2020년 10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도 이에 대해 고민하는 대화를 나눴다고 JTBC는 전했다.

공개된 녹취파일에서 김씨는 “(곽 전 의원) 아들은 회사 막내인데, 50억을 어떻게 가져가려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곽 선생님은 변호사 아녜요?”라며 “현역이잖아요, 정치자금법 문제가 될텐데”라고 반응한다.

김씨는 “아니 아들한테 주든 뭐든”이라고 말했고,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아들한테 주는 수밖에 없어요. 아들이 그렇게 받아갔다고 하면 나중에 아들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요”라고 답변했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돈을 줄 방법을 찾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김씨는 “그거는 형이 기술적으로 잘 할 테니까”라며 “OOO하고 곽상도 아들은 여기 50억 넣지도 않았어. 비용이 5억씩 넣었어. 그치?”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5억씩 주는 것도 문제가 될 거 같은데”라고 하자, 김씨는 “다른 사람들도 그만큼 가져가기 때문에”라고 받았고, 유 전 본부장은 “직원들한테 돈 벌어서 보너스 줬다?”라며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런 대화가 있던 6개월 뒤인 지난 2021년 4월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는 성과급과 위로금을 포함해 퇴직금 50억원, 실수령액으로 25억원을 회사에서 수령했다.

한편 법원은 이런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곽 전 의원에게 지난 8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50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곽상도 피고인의 아들 곽병채에게 화천대유가 지급한 50억원은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면서도 “50억원이 알선과 연결되거나 무엇인가의 대가로 건넨 돈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병채씨가 받은 돈이 곽 전 의원이 받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