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례ㆍ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10일 2차 검찰 소환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7일 오전 공지를 통해 “이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오전 11시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지난해 8월 당 대표 취임 후 세 번째다. 지난 달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해 첫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고, 같은 달 28일 위례ㆍ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이 대표는 “민생을 챙기겠다”며 주말 중 검찰 소환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안 대변인은 “주중에는 당무와 국정에 집중해야 하므로 주말에 출석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검찰에 수차례 전달했지만, 검찰은 주중 출석을 강경하게 고집했다”며 “민생을 챙겨야 하는 당 대표의 사정을 애써 외면하며 집요하게 주중 출석만 요구하는 태도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관련 1차 소환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2차 소환조사에서도 서면진술서로 진술을 대체할 계획이다. 안 대변인은 “첫 소환 당시 이 대표가 서면진술서를 제출해 장시간 조사가 불필요함에도 검찰은 조사를 지연하고 추가 조사까지 요구했다”며 “이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도 지난번에 제출한 서면진술서의 내용으로 답변하는 등 방어권을 적극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검찰이 성남FCㆍ대장동ㆍ쌍방울 등 이 대표를 향한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면서 이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검찰발 언론 보도들을 언급하며 ‘어디까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호소했다고 한다. 지도부 관계자는 “하도 사실이 아닌 보도가 쏟아지다 보니 이 대표도 ‘어떻게 대응하는 게 효과적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6일 최고위에서 검찰을 향해 예고에 없던 작심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 대표의 답답함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측근의 분석이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경기지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 평화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 “제가 그날 재판받는 걸 뻔히 알면서 부지사가 그런 전화를 바꿔줬겠나”라며 “검찰의 신작 소설이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사전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한 뒤 ‘발언할까 말까 고민’이라고 했는데 결국 발언을 했다”며 “최근 검찰 수사에서 특별한 내용이 없어서 이 대표도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장동 개발비리 혐의는 민주당과 관련 없는 이 대표 개인 범죄 혐의인데,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마치 이 대표의 개인 변호인인 것처럼 방어권을 적극 행사할 것을 당 차원에서 알리는 모습은 공당임을 스스로 포기한 처사로 볼썽사납다”며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갑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