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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일당 선그은 이재명 vs 李대통령 대북사업 생각한 유동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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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래가지고 흥행이 되겠나’ 라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 발언은 정확히 기억합니다. 당시 (함께 보고하러 들어간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사장님이 대답을 못 하길래 제가 ‘공모가 안 되면 두 번 세 번 더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던 부분입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장)는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진행된 ‘대장동 재판’ 74차 공판기일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재명은 선 그었지만 직원은 “대장동 사업 보고했다”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 14쪽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 14쪽

이날 재판은 지난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며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알아서 한 일”이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공개한 뒤 처음 열린 재판이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2010년 6월 LH가 대장동 사업을 포기한 것이) 당시엔 몰랐지만 대장동 일당의 로비 결과로 의심된다’, ‘대장동 주민들은 따로 개발을 원했지만 합리적인 정책 판단에 따라 1공단을 대장동과 결합개발 했다’, ‘1공단 공원화 비용은 대장동 개발이익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동규가 그들과 결탁하여 비밀정보를 제공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 유동규가 범죄행위를 저지르며 범죄사실을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없고 제게 알릴 필요도 없었다’, ‘유동규가 스스로 저지른 불법행위를 제게 보고한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1공단 만드는게 제일 중요했다”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30일까지 이어진 정 변호사에 대한 다섯 차례 증인신문에서 ‘유동규에게 지시하는 누군가’의 존재는 꾸준히 언급됐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건 ‘1공단 공원화 사업’과 관련한 대목에서다. 검찰은 1공단 공원화와 대장동이 결합개발된 것이 사업을 빨리 진행해 이익을 최대로 늘리려는 화천대유 측의 편의를 봐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남욱 변호사 측 신문으로 진행된 오전 재판에선 정 변호사가 성남도개공에 근무하던 시절, 대장동 사업 결재 과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정 변호사는 2014년 12월 31일 이재명 성남시장실에 보고하러 들어갔던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이재명 시장의) 워딩은 정확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날 지시사항 중 “‘이해관계자와 미리 공유하라’는 표현도 있었다”며 “그때 상황을 구체적으로 적어둔 건 전략사업실 문서인데 시장 지시사항, 확정이익 등을 녹여서 만들었다고 설명을 들었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선후보 된 뒤 유동규, ‘다시마 비료’ 북한 확장도 생각했다”

이재명 대표의 진술서 11쪽

이재명 대표의 진술서 11쪽

이날 재판에서 정 변호사는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난 뒤, 대통령이 된다는 전제하에 대북 비료지원 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사업 확장을 논의했다”는 진술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정 변호사에게 다시마 비료사업을 추천한 뒤, 중국에서 독점 수입 판매권을 논의하며 “권한이 북한까지 미치는지” 등에 대한 얘기도 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유기농 비료여서 화학비료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북한 토양을 위한 비료지원 사업까지도 생각했다”며 “유 전 본부장과 상당기간 논의를 거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공당의 대표가 권력을 이용해 한때 자신을 도왔던 힘없는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가 개탄스럽다”며 “대장동 같은 어마어마한 사업에 도움을 주고도 지분을 받기로 한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다, 그 지분(천화동인 1호)이 이재명의 것이어서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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