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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회 이상문학상 대상 '홈스위트홈'… 폐가에서 삶 꾸리는 말기암 환자 그려

중앙일보

입력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최진영(42) 작가의 『홈 스위트 홈』이 선정됐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은 27일 이상문학상 시상식을 열고 대상 수상작 1편과 우수상 수상작 5편을 발표했다.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최진영 작가가 상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문학사상 임지현 대표, 최 작가, 권영민 편집주간. 연합뉴스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최진영 작가가 상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문학사상 임지현 대표, 최 작가, 권영민 편집주간. 연합뉴스

심사위원회는 대상을 받은 『홈 스위트 홈』이 “인간의 삶이 집이라는 공간과 합쳐져 만들어 내는 기억을 존재론적으로 규명하고 있는 작품으로 문학적 성취가 높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홈 스위트 홈』은 온전한 자신의 집을 갖지 못한 채 살아온 화자가 말기 암 진단을 받은 후 얻은 폐가를 자기만을 위한 공간으로 고쳐 살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고 간결한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1981년 출생인 최 작가는 2006년 문단에 등단해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이제야 언니에게』 등 장편 소설을 펴낸 중견 작가다. 한겨레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만해문학상을 받았다.

문학사상은 이날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수록할 우수작도 발표했다. 김기태의 『세상 모든 바다』, 박서련의 『나, 나, 마들렌』, 서성란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 이장욱 『크로캅』, 최은미 『그곳』 등이다. 이장욱의 『크로캅』과 최은미의 『그곳』은 최 작가의 『홈 스위트 홈』과 함께 대상 후보 숏리스트 3편에 들었다.

심사에 참여한 권영민 월간 문학사상 편집주간은 “본선에 올라온 16명의 작가 중 대부분이 2000년대 이후에 등단한 작가로, 여성 작가가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경향의 변화로는 “단편들의 길이가 예전보다 훨씬 짧아졌고 소재의 폭이 넓어졌다 ”면서 “그동안 주요 문학상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성 소수자의 삶을 다룬 소설 등이 본선에 올라왔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고 했다.

이상문학상은 소설가 이상의 작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문학상이다. 박완서·이문열·김훈·한강 등 수많은 유명 작가들을 배출하며 현대문학상·동인문학상과 함께 한국 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상문학상 심사 대상은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이다. 이상문학상은 지난 2020년 저작권 3년 양도 등 불공정한 계약 관행에 반대한 작가들이 수상을 거부하며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이후 문학사상은 저작권 양도 조항을 없애고 다른 출판사에서 낸 책의 표제작으로 이상문학상 수상작을 사용하지 못 하게 한 조항도 폐지하는 등 계약 방식을 바꿨다. 예선 심사 방식도 전문가 추천 방식에서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 소설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상문학상 대상 상금은 5000만원, 우수작 수록료는 각 500만 원이다. 작품집은 2월 중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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