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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자리에서 떠난 '휠체어 위의 페더러' 구니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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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은퇴한 휠체어테니스 선수 구니에다 신고. EPA=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은퇴한 휠체어테니스 선수 구니에다 신고. EPA=연합뉴스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세계 최고의 휠체어테니스 선수 구니에다 신고(39·일본)가 은퇴했다.

구니에다는 22일 은퇴 관련 서류를 국제테니스연맹(ITF)에 제출하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 구니에다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10번째 시즌 챔피언(랭킹 1위)을 차지했다. 충분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나를 용서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구니에다는 다음달 7일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

구니에다는 패럴림픽(올림픽)과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휠체어테니스 레전드다. 메이저 대회에선 28회(호주 오픈 11회, 롤랑가로스 8회, US 오픈 8회, 윔블던 1회)나 단식에서 우승했다. 복식에서도 22회나 우승했다. 휠체어 테니스는 비장애인과 달리 2바운드까지 허용하며, 4대 메이저 대회 모두 휠체어 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마침내 우승하면서 골든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구니에다. AP=연합뉴스

지난해 윔블던에서 마침내 우승하면서 골든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구니에다. AP=연합뉴스

패럴림픽에서도 금메달을 3개(2008베이징, 2012런던, 2020도쿄)나 땄다. 그는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 꿈을 이룬 뒤부터 은퇴를 생각했다. 투어를 뛰기에는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걸 느꼈고, 오랫동안 도전한 윔블던도 지난해 우승했다"고 설명했다.

구니에다는 9살 때 척수 종양 때문에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의 조언으로 테니스를 시작했다. 2005년부터 국제대회에 나서기 시작했다. 2006년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2009년에는 자신이 일하던 대학을 그만두고 투어 프로로 뛰어들었다. 582주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고, ITF 공인 대회 통산 승률은 87%(699승 105패)다. 로저 페더러와 함께 유니클로의 후원을 받기도 했다.

구니에다는 '나는 최강이다'라는 말을 신념으로 삼았다. 멘털 트레이너의 조언으로 거울 앞에서 "나는 최강이다"라는 말을 하게 된 뒤 정신적으로 강해졌다. 구니에다는 "최고의 휠체어 테니스 인생이었다. 앞으로도 휠체어테니스에 대한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나는 최강이다"란 말로 은퇴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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