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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암환자들 주로 찾는 변비약이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변비 때문에 마그밀을 처방받았는데, 다 품절”이라며 약을 수소문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 약을 공급하는 삼남제약에도 판매 문의가 이어졌다. 마그밀은 수산화마그네슘 성분의 제산제인데, 변비약으로 많이 처방된다.

마그밀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노인층과 임신부, 암 환자 등이 많이 찾는다. 게다가 한 알에 18원(조제용)으로 저렴하고 보험까지 적용돼 장기복용 환자가 많다. 갑자기 귀해진 건 지난해부터 원료(수산화마그네슘)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긴 탓이다.

삼남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8~9월경 원료를 납품받던 일본업체로부터 물량을 못 준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당시 생산이 1~2주 중단됐고, 그 전후로도 물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쪽 새 원료사를 확보해 생산을 재개했지만, 삼남제약 측은 “부족 문제가 해소되려면 몇 개월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마그밀은 최근 품귀 현상이 빚어진 아세트아미노펜(해열제)처럼 흔히 쓰는 약이다. 하지만 대체품이 20여개인 아세트아미노펜과 달리, 대체품이 3개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 약의 자급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 평균 원료 의약품 자급률은 28% 수준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항생제·해열제·항염증제에 쓰이는 원료 의약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국민보건에 큰 위협이므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가필수의약품 위주로 국산화를 지원하고 향후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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