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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사강국화’ 지지한 바이든 “이렇게 가까운 적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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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로 가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파트너임을 재확인하고, 일본의 군사 강국화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로 가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파트너임을 재확인하고, 일본의 군사 강국화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원하는 것을 대부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파트너로서 일본의 위상을 재확인한 동시에 군사 강국화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적 문제로 수세에 몰린 두 정상에게 글로벌 리더로서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의 새 국가 안전보장전략을 공개적으로 환영했다. “일본의 (방위비) 투자가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안보를 강화하고 21세기를 위한 미·일 관계를 현대화할 것”이라는 게 양국 정상 공동성명을 통해 밝힌 환영의 이유다. 지난해 말 안보 문서를 개정한 일본 정부는 적의 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갖추고 방위비를 5년 뒤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도전적이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새 방위전략을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인 국방 지출”이라고 치켜세웠다. 뉴욕타임스는 “(두 정상이) 중국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본이 군사 강국으로 탈바꿈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소인수 회담 45분, 일대일 회담 15분 등으로 짧게 진행됐다. “그만큼 굳이 더 조율할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우리가 이렇게 가까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이견을 가졌는지 찾아내는 게 더 어려울 정도”라며 ‘찰떡 공조’를 과시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와 불일치하는 중국의 행동 및 북한의 도발로 인도·태평양은 증가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중국·북한을 가장 큰 2개의 위협으로 적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미·일 안보조약 5조(집단방위)에 따라 핵을 포함한 모든 능력을 사용해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면서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도 적용된다”고 명시해 일본이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최근 일본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우주개발 분야에서의 협력과 보호도 약속했다.

반도체를 둘러싼 경제안보, 원자력발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안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도 함께 기술적 우위를 가져갈 파트너로 일본을 명시했다.

◆미 해군총장 ‘일본 핵추진잠수함’ 거론=15일 미 해군연구소가 운영하는 군사전문매체 USNI뉴스에 따르면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최근 온라인 포럼에서 “일본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려는 결정은 수년간 정치적, 재정적으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요구되는 큰 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영국·호주 간 2021년 9월 체결한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통해 호주 정부가 2040년대까지 핵추진 공격 잠수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이 오커스와 유사한 형태로 핵잠수함 확보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의 핵잠 보유론이 탄력을 받게 되면 한국 해군의 숙원인 핵잠 확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는 SBS 인터뷰에서는 미 해군 함정이 서해로 진입해 연합훈련을 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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