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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이르면 오늘 귀국…이재명 관련 수사 급물살 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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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10일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사진 독자]

지난 10일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사진 독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르면 13일 자진 귀국한다. 검찰 수사망을 피해 약 8개월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던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5시30분쯤 태국 방콕 북쪽에 위치한 빠툼타니주(州)의 한 골프장에서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과 함께 검거됐다. 당초 불법체류 여부 판단을 위한 태국 현지 재판 결과에 따라 추방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김 전 회장이 자진해서 귀국하기로 하면서 귀국 시기가 당겨졌다. 귀국 비행기편 시간에 따라 한국시간 기준 귀국일은 14일이 될 수도 있다. 양 회장도 김 전 회장과 함께 입국할 예정이다.

쌍방울그룹 측은 이날 “김 전 회장은 이번 주 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검찰 수사를 받을 계획”이라며 “김 전 회장의 입국을 기점으로 그동안 제기된 많은 이슈가 해소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앞서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은 태국 현지시각으로 12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불법체류 여부 판단을 위한 재판에 출석했다. 익명을 원한 쌍방울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회장 측은 이날 재판을 앞두고 망명 신청을 하거나 제3국으로 다시 도피를 시도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실현 가능성 문제로 포기했다고 한다. 태국 법원은 이날 김 전 회장의 불법체류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3000바트(약 11만원)를 선고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귀국 방식과 관련해 “불법체류자 신분을 인정하고 추방에 동의하는 형식으로도 귀국이 가능하지만, 일단 여권이 무효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지 대사관에서 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주면 자진 입국 형식으로 귀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 등은 귀국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태국 외국인보호소에 머문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의 200억원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횡령·배임 및 정·관계 비리 의혹, 불법 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중심에 선 핵심 인물로 지목돼 있다.

검찰이 쌍방울그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무렵인 지난해 5월 말 김 전 회장은 싱가포르, 양 회장은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들의 해외 도피 조력자에 대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수원지검은 이들의 도피를 도운 쌍방울그룹과 계열사 임직원 6명에 대해 지난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 중 쌍방울 계열사 ‘광림’ 소속 2명은 조직폭력배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김 전 회장 등의 해외 도피를 돕는 것은 물론 국내에 남아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 혐의, 2019년 전후 직원 10명을 데리고 64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전북 남원 출신인 김 전 회장은 전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폭력조직 ‘나이트파’ 조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거나 사채업 등을 했다고 한다. 쌍방울그룹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연결고리인 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최우향씨도 2000년대 중반까지도 전남 목포에 기반을 둔 ‘목포새마을파’ 일원이었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김 전 회장 등이 귀국하는 대로 공항에서 체포영장을 집행, 신병부터 확보할 방침이다. 향후 김 전 회장이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내놓느냐에 따라 변호사비 대납 의납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거나 수사 방향이 급변침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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