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650만명 연금액 최대 인상 했는데, 1년 빈손 61·65년생은 허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신성식 기자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지난해 고물가 때문에 돈 가치가 뚝 떨어졌다. 국민연금도 이런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연금액이 많지 않아 생계유지에 곤란을 겪는 마당에 물가가 급등하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에는 물가상승분만큼 연금액을 올려주는 장치가 있다. 연금의 실질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민간보험 상품에 보기 드문 강점이다.

국민연금 수급자 622만2000명(지난해 10월 기준)은 이달 25일에 5.1% 오른 연금을 받게 된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상승률만큼 오른다. 1999년 도시 지역의 자영업자에 국민연금을 의무적으로 적용하면서 전 국민 연금시대를 연지 24년 만에 가장 높게 올랐다. 지난해(2.5%)의 두 배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수급권자의 배우자나 19세 미만의 자녀, 60세 이상 부모에게 부양가족연금이란 걸 지급한다. 이것도 5.1% 올랐다. 배우자(221만명)는 연 26만 9630원에서 28만 3380원으로, 자녀·부모(25만명)는 17만 9710원에서 18만 8870원으로 올랐다.

99년 전국민연금 시행 후 최대 상승
65년생 올해 조기연금 신청 불가
58년 개띠 39만명 기초연금 첫 수령
치매환자 가족 9일 휴가 사용 가능


연금 실질가치 보장 위해 인상

신규 수급자도 고물가 영향을 받는다. 신규 수급자의 첫 연금은 자기가 낸 보험료뿐만 아니라 전체 가입자의 3년치 평균소득(A값)을 따져 결정한다. 올해 A값이 28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6.7% 올랐다. 2003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다. 이게 많이 오르면 신규 수급자의 연금도 예년보다 높게 결정된다. 가령 월 소득이 286만원인 사람이 20년 가입했다면 연간 730만원의 연금이 나온다. 2012~2021년 A값 평균 상승률(3.6%)로 산정한 것보다 약 11만원 더 많다. 올해 신규 수급자 23만명(일반적 형태의 국민연금은 16만명)이 고물가의 폐해를 보충할 수 있게 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A값은 전방위로 연금에 영향을 미친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근로소득·사업소득이 A값보다 높으면 연금액이 최대 절반 깎인다. 조기노령연금을 받거나 유족연금을 받던 58세 미만 배우자의 소득이 A값을 초과하면 연금이 정지된다. A값이 예년보다 많이 오르면 삭감·정지 대상자가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은 5년마다 한 살씩 늦춰진다. 지난해까지 62세였고, 올해는 63세가 됐다. 변동하는 해에 낀 세대는 1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올해는 1961년생이 그렇다. 내년에 63세가 돼야 연금이 시작된다. 정식연금을 5년 당겨 받되 최고 30% 깎이는 조기노령연금 신청자도 마찬가지다. 65년생이 올해 조기연금을 신청할 수 없게 됐다. 나이 변동 때문에 올해 신규 수급자가 지난해의 3분의 1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신규 수급자는 연금을 늦게 신청하거나, 60세 넘어서도 임의계속가입을 하다 중단하고 연금을 받기 시작한 이들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올해 7월에는 국민연금 보험료 상하한액이 올라간다. 상한소득은 590만원(현재 553만원), 하한소득은 37만원(35만원)이 된다. 이에 따라 상한선 보험료는 월 49만 7700원에서 53만 1000원으로 오른다. 하한선은 3만 1500원에서 3만 3300원이 된다. 상한선은 월소득이 590만원 넘어도 여기까지만 보험료를 부과한다. 하한선은 37만원이 안 돼도 37만원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낸다.

부부 기초연금 49만원→52만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매달 25일 지급하는 기초연금도 국민연금처럼 5.1% 오른다. 1인 가구나 부부 중 한쪽만 65세가 된 단독가구이면 32만 3180원이 나온다. 부부가 둘 다 65세 이상이면 20% 감액돼 51만 7080원을 받는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대표 격인 58년 개띠 74만 1022명이 올해 65세가 되는데, 이 중 39만 2000명가량이 기초연금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걸 받으려면 소득인정액이 단독가구는 202만원, 부부 가구는 323만 2000원 이하여야 한다. 소득인정액은 재산도 소득으로 환산해서 산정한다. 58년생은 올해 65세가 되면서 지하철 무료 승차, 동네의원 진료비 할인 등을 적용받는다.

올해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자가 확대된다. 지난해까지 기준 중위소득(4인 가구 540만원) 이하, 재산과표(과세표준액 기준) 5억4000만원 이하가 대상이었는데, 올해는 소득 기준은 그대로이고, 재산 기준이 7억원 이하로 완화됐다. 지원 대상 의료비(1인 기준)도 가구 연 소득의 15%에서 10%로 낮아졌다. 기준중위소득 100%에 해당하는 4인 가구라면 1인 의료비가 410만원(지난해 590만원)을 초과하면 지원 대상에 들어간다. 치매환자를 돌보다 보면 건강이 나빠지고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장기요양보험에서 치매 가족 휴가를 지원하는데, 연간 휴가일수가 8일에서 9일로 늘어난다. 단기보호(주야간보호센터의 치매환자 돌봄 서비스)나 종일 방문요양(1~2등급 환자의 집에 요양보호사가 오는 서비스)을 선택할 수 있다. 재가급여 수급자 가족의 돌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가족 상담 지원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65개 상담센터가 4월 174개로, 8월 227개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