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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러 드론, 고가 미사일로 요격”…우크라의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이란제 '샤헤드 136' 드론.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제 '샤헤드 136' 드론.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있지만, 값싼 드론을 격추하는 데 이용되는 방공미사일 등의 비용이 너무 커 고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에서 새해 첫날 동안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자국으로 발사한 드론 80여대를 모두 격추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 같은 결과는 이전에는 결코 달성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을 지원하는 현지 컨설팅 회사 몰파의 아르템 스타로시크 대표는 “무인기를 발사하는 비용보다 미사일로 격추하는 데 최대 7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바로 이러한 비용의 불균형이 크렘린궁이 기대하는 ‘방정식’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습에서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은 가격이 저렴하다. 이란제 자폭 무인기는 생산 비용이 2만 달러(약 2500만 원) 정도다.

반면 이를 요격하기 위한 지대공 미사일은 소련제 S-300 미사일의 경우 14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다. 미국산 첨단 지대공미사일 ‘나삼스’(NASAMS)는 50만 달러(약 6억3000만 원)에 이른다.

우크라이나군은 한동안 대공포와 더 작은 소형무기들을 사용해 러시아 드론을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격추할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레이더망을 피하려고 야간에 저공으로 드론을 발사하면서 요격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현재 우크라이나는 주로 전투기와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로 러시아 드론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 연구원 조지 바로스는 우크라이나가 민감하고 중요한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더 정밀하고 비싼 방공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고 했다. 스타로시크 대표는 “어쨌든 드론을 격추하는 것이 파괴된 발전소를 수리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든다”며 “또 사람들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약 600대의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내륙 군사 기지들을 타격하는 전술을 택한 것도 드론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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