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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압사신고 듣고 뭐했나” 전 용산서장 “흘러가는 무전 정도로 생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윤희근 경찰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앞줄 왼쪽부터)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윤 청장 등 증인 40여 명이 참석했다. 2차 청문회는 6일 열린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앞줄 왼쪽부터)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윤 청장 등 증인 40여 명이 참석했다. 2차 청문회는 6일 열린다. [연합뉴스]

4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선 참사 당일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황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참사 당일 대응의 문제점을 파고들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은 참사 사실을 밤 11시 이후에 알았다고 계속 진술한다. 그런데 밤 10시36분에 증인이 무전으로 ‘가용 경력 형사1팀부터 해서 여타 경찰관 전부 보내세요’라고 지시한다. 또 밤 10시38분부터 10시58분까지 계속 압사 신고가 접수되는데, 이걸 듣고 있었으면서 참사 발생 사실을 (이때) 알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이 전 서장은 “그 무전만 나오는 게 아니라 일반 신고 무전들도 섞여 있다. 그냥 흘러가는 무전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켜보던 우상호 특위 위원장은 “(이 전 서장) 답변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현장을 가라고 지시해 놓고) 현장을 간 사람들한테 (현장이) 어떠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끝낸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당일 경비기동대 출동 요청 여부에 대해선 이 전 서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상반된 주장을 폈다. 기동대 요청 여부는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중요한 문제다. 이 전 서장은 “제가 지원 요청했다는 것은 변함없다”며 “요청 지시를 했던 많은 흔적이 있는데, 이것이 한순간에 사라져 저도 이해가 안 되고 답답하다”고 답했다. 반면에 김 청장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서울청에선 (용산경찰서로부터) 교통기동대 1개 제대 요청 외에는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고 발생 전에)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밝히며 처음으로 음주 사실을 명확하게 인정했다. 윤 청장은 참사 당일 충북 제천 캠핑장에서 오후 11시쯤 잠들어 두 번의 보고 전화를 놓쳤다. 이튿날 0시14분에야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고 사고를 인지해 음주 의혹이 제기됐었다. 윤 청장은 그러나 “주말 저녁이면 음주할 수 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청문회엔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구조활동을 벌인 유해진 소방대원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오영환 민주당 의원이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데 막대한 지장이 경찰의 현장 통제 실패에서 비롯됐냐”고 묻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너무나 외로웠다. 소방관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없었고, 구조한 사람들을 놓을 장소조차도 마련되지 않을 정도로 인파가 통제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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