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 경기북부경찰청
4개월 동안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범행 후 행각이 경찰의 강제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30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숨진 60대 택시 기사 A씨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이씨는 범행 직후 600만원에 달하는 커플링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술집과 호텔에서 결제한 내역도 있었다. "여자친구에게 명품 가방을 사줬다"는 기존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A씨의 스마트폰 잠금 패턴을 풀어 비대면 방식으로 대출도 받았다. 신용카드 사용액과 대출금을 합하면 약 5400만원의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잠금 패턴은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수첩에 그려진 것을 보고 풀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A씨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택시 기사 행세를 할 수 있었다.
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음주운전을 하다가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택시 기사 A씨에게 충분한 합의금을 주겠다면서 집으로 유인했다.
하지만 자신이 예상한 합의금과 A씨가 요구하는 금액이 맞지 않자 폭행을 해서라도 입막음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합의가 원활히 되지 않자 A씨는 112에 신고하려 했고, 그때 휴대전화를 빼앗고 둔기로 살해했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
이날부터는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가 본격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이씨가 검사를 거부하면 강제할 근거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