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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알펜시아 입찰 공고 전…최문순, 낙찰자 KH회장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방해’ 연루 의혹을 받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입찰 공고 직전 낙찰자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최 전 지사의 자택과 강원도청 등을 연이틀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최 전 지사가 KH강원개발㈜을 입찰하기도 전에 낙찰자로 사전 선정한 정황을 기재했다.

“최문순, 입찰공고 전 낙찰자 KH 배상윤 만났다” 

2011~2022년 강원도지사를 3연임한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최 전 지사는 2021년 강원도개발공사 소유이던 알펜시아 리조트를 KH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낙찰자를 사전 선정하는 등 입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29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는 최 전 지사. 뉴시스

2011~2022년 강원도지사를 3연임한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최 전 지사는 2021년 강원도개발공사 소유이던 알펜시아 리조트를 KH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낙찰자를 사전 선정하는 등 입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29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는 최 전 지사. 뉴시스

2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 전 지사는 지난해 5월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5차 입찰공고 직전,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 내 식당에서 배 회장과 만났다. 하얏트 호텔 관계자는 “두 사람이 입찰 시작 전 호텔 내 식당에서 만나 축하를 했다”고 말했다. 검찰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얏트호텔은 KH그룹이 2019년 12월 사모펀드와 함께 약 6000억원에 인수했다. 하얏트호텔에 대한 경영진단 재무실사와 법률실사에 따르면 하얏트호텔은 배 회장과 그 측근이 1억3500만원가량의 할인 혜택을 누린 사실상 배 회장의 ‘아지트’다.

입찰 참여 2곳 모두 KH…회사명 바꾸기도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27일과 28일 최문순 전 강원지사의 자택을 비롯해 강원도개발공사와 서울 강남구 KH그룹 본사 및 관계사 사무실 등 20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27일과 28일 최문순 전 강원지사의 자택을 비롯해 강원도개발공사와 서울 강남구 KH그룹 본사 및 관계사 사무실 등 20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뉴스1

두 사람의 이 같은 만남이 문제가 되는 건 강원도개발공사 소유이던 알펜시아가 KH에 매각되는 과정에 최 전 지사가 개입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알펜시아는 지난해 8월 KH필룩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에 7115억원에 최종 매각됐는데, 당시 입찰에 참여한 기업 2곳 중 나머지 한 곳도 KH의 그룹사인 IHQ가 만든 KH리츠㈜(현 KH농어촌산업)인 점이 드러나 입찰 방해 의혹이 제기됐다.

입찰에 참여한 두 회사는 입찰 공고(지난해 5월 3일) 직후인 지난해 5월 7일과 10일 각각 설립됐다. 특히 KH리츠㈜의 경우 입찰 마감일(지난해 6월18일) 하루 전 ‘KH’라는 이름을 떼고 평창리츠㈜로 등기를 새로 하는 등 다른 회사인 것처럼 속이려고 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영장엔 ‘낙찰자 사전 선정’…檢, 4명 입건 

 2021년 8월20일 강원도개발공사와 KH강원개발주식회사 관계자들이 강원도개발공사 대회의실에서 알펜시아리조트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8월20일 강원도개발공사와 KH강원개발주식회사 관계자들이 강원도개발공사 대회의실에서 알펜시아리조트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 전 지사와 KH그룹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최 전 지사가 입찰 전에 KH를 낙찰자로 사전 선정하는 데 개입했다’는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지난 27일 최 전 지사의 주거지와 KH그룹 관계사를, 28일엔 강원도 지사실과 비서실·강원도개발공사·평창군청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압수수색 대상엔 배 회장의 자택도 포함됐다.

검찰은 또 최 전 지사와 배 회장 외에 강원도 프로젝트 투자유치사업 TF 단장을 맡았던 신 모 씨와 IHQ 대표이사 김 모 씨를 입찰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이 외에도 KH그룹이 사채업자 등 외부 차입금을 주로 이용해 하얏트호텔과 알펜시아를 인수하는 등 ‘무자본 인수·합병(M&A)’이 이뤄진 의혹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본지는 최 전 지사가 배 회장을 만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최 전 지사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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