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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앤더시티·에밀리…女보다 더 女의 욕망 잘 아는 60대男

중앙일보

입력

'섹스 앤 더 시티'의 제작자로 유명한 대런 스타(61)가 최근 '에밀리, 파리에 가다 3'로 돌아왔다. [AP=연합뉴스]

'섹스 앤 더 시티'의 제작자로 유명한 대런 스타(61)가 최근 '에밀리, 파리에 가다 3'로 돌아왔다. [AP=연합뉴스]

수백 켤레의 구두 콜렉션을 보유했던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부터, 프랑스 파리를 누비는 마케터 ‘에밀리, 파리에 가다’ 속 에밀리 쿠퍼(배우 릴리 콜린스)까지. 대런 스타(61)는 현대 여성의 낭만적인 환상을 드라마 속 캐릭터에 잘 구축하는 제작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타임지는 그가 창조한 주인공이 거침없이 펼치는 꿈과 욕망은 대중문화의 흥행 규칙이 됐다고 평했다. 그런 그가 지난 22일 세상에 나온 에밀리 시리즈 시즌 3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건 무엇일까. 스타는 “이번엔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그 결과를 수용하는 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2020년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에밀리 시리즈는 시즌 1·2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즌 3·4의 방영도 확정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3' 포스터. 주인공 에밀리 쿠퍼(배우 릴리 콜린스)는 이번 시즌에서 각종 선택의 기로에 선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3' 포스터. 주인공 에밀리 쿠퍼(배우 릴리 콜린스)는 이번 시즌에서 각종 선택의 기로에 선다. [넷플릭스 제공]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스타는 시즌 3의 에밀리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지만, 전형적인 밀레니얼은 아닌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최고의 마케터를 꿈꾸며 프랑스 파리에서 1년간 전력 질주한 에밀리는 시즌 3에서 여러 선택의 순간을 직면한다. 파리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갈지, 스승 격인 상사를 등지고 새로운 팀과 일할지, 기존 연인과 새로운 인연 사이에서 누굴 택할지 등 딜레마가 이어진다. 시리즈 초반의 에밀리는 갈등을 회피하고 줄타기만 하다가 위기에 처한다. 스타는 이런 에밀리가 선택의 힘을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갈림길에서 결정을 하고 그 여파를 받아들이는 여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스타가 밝힌 의도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3'의 주인공 에밀리 쿠퍼. [넷플릭스 제공]

'에밀리, 파리에 가다 3'의 주인공 에밀리 쿠퍼. [넷플릭스 제공]

특히 스타는 일 중독이었던 에밀리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과정을 강조했다. 커리어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에밀리가 일을 내려놓으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는 22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에밀리는 똑똑하고 일에서 많은 의미를 얻는 사람”이라며 “하지만 파리에 온 뒤로부터 시즌 3이 끝날 때까지 (일 중독) 면에서 조금씩 누그러져 이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는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일하는 여성을 작품에 자주 등장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총 6개의 시즌을 방영한 ‘섹스 앤 더 시티’ 속 섹스 칼럼니스트 캐리 브래드쇼와 그의 친구들이 대표적이다. 그는 자신이 만난 독립적인 여성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60대 남성이 여성 캐릭터를 잘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작가로서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캐릭터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며 “남자든 여자든 결국 모두 욕망이 있고, 그들의 입장이 돼 경험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런 스타(61)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포스터. [시네마서비스 제공]

대런 스타(61)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포스터. [시네마서비스 제공]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와 놀 듯이 일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 번 꾸린 제작팀은 잘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스타는 WSJ에 “함께 하는 사람들과는 유머 감각 등 케미스트리(사람 간 화학 작용)가 있어야 한다”며 “방에서 함께 놀 때 그 감성이 드라마로 구현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파티를 준비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이루며 일한다”고 덧붙였다.

대런 스타는 새로운 기회를 위해 과감한 도전을 해왔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는 당초 에밀리 시리즈를 두고 파라마운트 플러스와의 계약을 염두에 뒀지만, 촬영 후 넷플릭스로 방향을 틀었다. 190여 개국에 동시다발 방영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는 게 스타의 설명이다.

에밀리 쿠퍼의 연인 앨피(오른쪽·배우 루시엔 래비스카운트)와 새로운 인연 가브리엘(배우 루카스 브라보). [넷플릭스·인스타그램]

에밀리 쿠퍼의 연인 앨피(오른쪽·배우 루시엔 래비스카운트)와 새로운 인연 가브리엘(배우 루카스 브라보). [넷플릭스·인스타그램]

에밀리의 삼각관계에 대해 스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WSJ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연인인 앨피(배우 루시엔 래비스카운트)와 뉴 페이스 가브리엘(배우 루카스 브라보) 중 누구의 편이냐는 질문에 그가 내놓은 답은 명쾌하다. “저는 에밀리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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