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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만 누르면 전기차 변신…1억대 '오바마 애마' 타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1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 일대를 돌고 있는 지프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사진 스텔란티스

지난 21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 일대를 돌고 있는 지프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사진 스텔란티스

오프로드 차량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의 완성차 업체 지프가 국내에 그랜드 체로키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를 내놨다.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그랜드 체로키 모델 중 최초의 전동 모델이다.

체로키는 인구가 38만 명에 달하는 북미의 최대 인디언 부족 이름에서 따왔다. 지프의 체로키와 그랜드 체로키 모델은 전체 판매에서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랜드 체로키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 몰고 다닌 모델로도 유명하다.

지프는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의 한 쇼핑몰에서 출발해 경기 광주 남한산성을 오른 뒤, 경기 용인까지 왕복 약 150㎞ 구간으로 시승 행사를 열었다.

차량에 가까이 가보니 주유구와 충전구가 양옆에 놓인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전기차 충전기가 주변에 늘어남에 따라 주유와 충전이 모두 가능한 PHEV 모델은 앞으로 다양하게 나올 것 같았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내부를 나무 소재로 꾸민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크리스 벤자민 스텔란티스 부사장은 “럭셔리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며 고소득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한 나무 소재 인테리어 특징을 강조했다. 시승한 모델의 가격은 1억2120만원이다.

오바마가 탔던 그 차…삼성SDI 배터리 장착

운전석에 오르니 스티어링휠에 왼쪽 밑에 부착된 큼지막한 세 개의 버튼이 만져졌다. 하이브리드‧일렉트릭‧이세이브(e-SAVE) 중 일렉트릭을 누르면 하이브리드였던 차량이 단숨에 전기차로 변한다. 영하의 날씨에 일렉트릭 모드로 주행하면서 히터를 계속 틀었는데, 20여㎞를 간 뒤 배터리가 거의 바닥이 났다. 이후 e-SAVE 모드를 눌러 차량이 배터리 충전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1~2시간 주행 뒤 배터리가 충전되면서 다시 일렉트릭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전기차와 유사하게 감속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일렉트릭 모드로 주행 중일 때 뒷좌석에 타보니 내연기관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승차감을 느끼면서도, 주행 중 내부 소음이 덜한 느낌을 받았다. 차량 내부에는 고성능 사운드 기능도 갖췄다. 매킨토시 스피커가 19개 달려 소리를 더욱 풍부하게 했다. 일렉트릭 모드로 주행하면 엔진 소음도 없기 때문에 음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지난 21일 경기도 광주의 한 카페에서 충전 중인 지프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사진 스텔란티스

지난 21일 경기도 광주의 한 카페에서 충전 중인 지프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사진 스텔란티스

김병희 지프 매니저는 “보수적인 기준인 공인 인증은 33㎞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30㎞ 후반까지 가능하다”면서 “일상 출퇴근 거리가 40㎞ 내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배터리로도 출퇴근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주행에서 일렉트릭 모드로 20여㎞ 밖에 가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는 “히터를 켜면 헤어드라이어를 배터리만으로 계속 틀고 주행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지프는 이날 시승 전 설명회에서 삼성SDI 제품이 들어간 배터리 팩도 강조했다. 뒷좌석 아래에 들어간 리튬이온 배터리는 모두 96개 셀로 구성됐다. 용량은 15.03kWh로 400V 전압이 흐른다. 주변에 난방과 냉방 회로가 설치돼 있어, 고온이나 저온 환경에서도 배터리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게 신경을 썼다.

“배터리 만으로 40㎞ 주행 가능” 

남한산성로 일대 5.7㎞ 구간은 몸이 좌우로 급격하게 기우는 길이었지만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스위치로 바위‧진흙‧눈‧자동‧스포츠 등 5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난코스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 눈 모드로 주행하니 가속 페달을 오래, 깊게 밟아야 속도가 붙었다. 스포츠 모드일 때는 차체가 낮아지면서 가속 페달도 가벼워지고 엔진음도 크게 들렸다.

차체 높이도 주행 모드 옆에 있는 스위치로 5단계 조절이 가능했다. 비나 눈이 무릎 높이까지 내렸을 때 유용한 기능으로 보였다. 10.25인치 모니터에 내비게이션은 국산 티맵이 장착됐다. 수입차는 보통 2차원 평면 내비게이션이 제공돼 길을 잃어버리기 쉬웠는데, 이번 모델은 티맵으로 안정적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의 스티어링휠 왼쪽 아래에 붙은 버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드로 변경이 가능하다. 김민상 기자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의 스티어링휠 왼쪽 아래에 붙은 버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드로 변경이 가능하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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