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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형·파우치형·원통형…전기차 배터리 ‘규격 전쟁’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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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그동안 중국이 주도하던 전기차 시장에서 유럽과 미국이 급부상하면서 ‘배터리 규격’에도 지각 변동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배터리 업계는 대형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배터리 규격을 발표할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비율이 감소하면서 원통형·파우치형 등 다른 규격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2030년 이후 중국 비중이 줄고 유럽·미국 시장이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배터리 규격은 크게 각형·파우치형·원통형 등 3개로 나뉜다. 현재 각형은 중국, 파우치형은 유럽, 원통형은 미국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다. 이른바 전기차 ‘규격 전쟁 2라운드’에서는 각형이 지고, 파우치형·원통형이 뜬다는 얘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전 세계 배터리 생산 능력은 4669기가와트시(GWh)로 전망된다. 여기서 중국의 생산 능력이 56%(2653GWh)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7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중국의 점유율보다 약 20%포인트 이상 줄어든 규모다.

반면 2030년 유럽과 북미는 각각 20%와 10% 후반대 생산 능력을 갖추면서 올해와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시장을 키울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기준 각형(63.6%)·파우치형(20.8%)·원통형(15.6%) 등 규격별 점유율도 각형 대신 파우치형과 원통형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업체들도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나섰다. 세계 4위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대규모 전기차 전환 계획을 내놓으면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비중 있게 쓸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통상 파우치형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뛰어나 같은 부피에서도 성능이 뛰어나고, 다양한 크기로 생산 가능해 각형보다 앞선 기술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차세대 배터리 공정인 셀투팩(CTP)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배터리는 셀에서 모듈, 팩 단위로 완성되는데, 중간 단계인 모듈을 없애 비는 공간에 더욱 많은 배터리를 넣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미국 테슬라에 의해 시장이 급성장했다. 테슬라는 2020년 ‘배터리 데이’에서 4680(지름 46㎜, 길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독일 BMW도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기로 하면서 원통형 배터리 진영이 영토를 넓혀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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