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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영업이익 10조라는데…현대차 주가는 3분의 2 수준,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일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임시 번호판을 부착한 완성차가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임시 번호판을 부착한 완성차가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실적 개선 기대감에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에 고금리로 신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5% 증가한 2조8844억원, 매출은 22.9% 늘어난 38조155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더욱이 내년에는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이 기대된다.

기아의 성적 추정치도 긍정적이다. 올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94.3% 증가한 2조2839억원, 매출은 40% 늘어난 23조8799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 역시 내년 영업이익 8조원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2023년 영업이익 10조원 전망

하지만 주가는 IRA가 시행된 지난 8월부터 5개월째 내리막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지난 20일 장중 15만4500원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장중 최고를 찍었던 지난 1월 5일(21만7500원)에 비하면 71% 수준으로 하락한 셈이다. 기아 역시 장중가로 지난 5월 13일 8만7300원에서 이달 20일 6만900원까지 69.8%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략 3분의 2 수준이 된 셈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9일 이달 말 발표하려던 IRA의 ‘핵심광물과 배터리 부품 조건’에 대한 세부지침 공지를 내년 3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논란인 ‘북미 최종 조립’ 규정은 그대로 둔 채 하위규정 시행 일정만 제시해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의 근본적인 해소가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IRA 하위 규정이 완화돼도 최종 조립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한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당분간 최대 7500달러(약 950만원)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테슬라에 이어 2위를 달리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포드에 추월당했다. 올 1~11월 포드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5만3752대로 현대차·기아(5만3663대)를 역전했다. 포드의 머스탱 마하E는 지난 9월 2324대가 팔렸는데, 전년 동월에 비해 47% 늘었다. 포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올라타면서 “중국이 이기게 놔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5는 IRA가 시행된 이후 8~11월 월평균 판매량이 1398대로 직전 4~7월(2357대)에 비해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차‧기아의 내년 전기차 판매에는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테슬라도 IRA 보조금 혜택 대상에 들어가면서 연초부터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서 포드 전기차, 현대차 추월  

고금리로 신차 시장이 위축되는 것도 현대차‧기아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 판매 실적이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협회는 이달까지 국산차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2.5% 감소한 139만 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 같은 ‘전기차 우려’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IRA 발의에 따른 전기차 판매 우려는 8월 이후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다”며 “현대차‧기아는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공급이 회복되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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