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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결혼지옥' 의붓딸 성추행 논란, 3600건 민원 폭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 출연한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 사진 MBC 캡처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 출연한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 사진 MBC 캡처

아동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 대한 시청자 민원이 36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논란이 된 ‘결혼지옥’ 20회(12월19일 방송)에 대한 민원은 지난 22일까지 모두 3689건 접수됐다. 날짜별로는 20일에 2766건, 21일에 832건, 22일에는 91건의 민원이 들어왔다.

민원은 ‘아동 성추행 관련 방송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김 의원은 “국민적 공분이 큰 이번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방심위가 다른 안건보다 먼저 신속하게 심의·제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MBC에서도 방심위의 처분이 내려지기 전까지 프로그램 제작과 방영을 보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방송은 육아 문제로 갈등을 겪는 재혼 가정의 고민이 담긴 ‘고스톱 부부’ 편으로, 일곱 살 의붓딸을 대하는 새아빠의 신체 접촉 장면을 내보내 논란이 일었다.

의붓딸의 거부 의사에도 새아빠는 ‘가짜 주사 놀이’라며 아이의 엉덩이를 손으로 찔렀고, 아이를 꽉 끌어안은 채 놔주지 않는 행동을 했다. 아내도 만류했지만 남편은 애정 표현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아동 성추행이자 아동학대”라고 비판하며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했고,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 중 한 장면. 사진 MBC 캡처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 중 한 장면. 사진 MBC 캡처

비난이 커지자 지난 21일 MBC는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MBC는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사과했다.

미국 일정을 소화하던 중 해당 논란을 접한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는 지난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오 박사는 입장문에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을 많이 했음에도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면서도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다.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지속해서 살피겠다”며 “향후에는 제 의견이 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더 유념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새아빠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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